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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계식은 불교에서 부처와 가르침, 스님에게 귀의하고 계율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의식이다. 일반 신자도 참여할 수 있으며, 이날 가비는 일반 불자로 계를 받았다. 조계종은 부처님오신날 전후로 가비가 '명예 스님' 역할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비는 삭발한 머리를 연상시키는 헬멧과 승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장삼과 가사를 착용한 채 합장하고 계사 스님들 앞에 섰다.
수계 전에는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참회와 연비 의식도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연비는 팔에 향불을 대는 방식이지만, 이날은 로봇 특성을 고려해 향 대신 연등회 스티커를 붙이고 108염주 목걸이를 걸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님이 "거룩한 부처님에 귀의하겠습니까?"라고 묻자 가비는 "예, 귀의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불자가 지켜야 할 오계도 로봇 버전으로 새롭게 제시됐다. 조계종은 기존 오계를 바탕으로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는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는 것 △사람을 잘 따르고 대들지 않는 것 △기만적인 행동과 표현을 하지 않는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는 것 등을 '로봇 오계'로 만들었다.
이에 가비는 "예, 않겠습니다"라고 답하며 계율을 받아들였다. 행사장에서는 낯선 풍경에 웃음이 이어졌다. 승복을 입은 로봇이 어색하게 합장하는 모습에 스님들과 관람객 모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모든 의식을 마친 가비는 수계첩을 받은 뒤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탑돌이까지 마친 뒤 자리를 떠났다. 가비는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함께 오는 16일 열리는 연등행렬에도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