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씨(30대)는 올해 초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오르고 주변에서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심상찮게 들려오자 홀로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포모’(FOMO·소외공포)였다. 수중에 여윳돈이 없었던 그는 은행에서 대출 2000만원을 받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박씨는 코스피가 너무 오른 것 같아 코스닥으로 눈을 돌렸다. 코스닥 한 종목을 500만원어치 샀다. 3개월 지난 현재 이 종목의 수익률은 ‘-20%’를 기록했다. 모두가 ‘불장’이라고 하길래 올라탄 주식투자에서 그는 빚만 졌다. 박씨는 6일 “예수금으로 놔둔 대출금이 아직 있는데 함부로 투자하면 더 마이너스를 볼까봐 무서워서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7000선이라는 천장을 뚫고 고공행진 하는 코스피 뒤로 ‘빚투‘(빚내서 투자)라는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 잔액은 최고치를 찍었으며 생애주기에 따라 소득이 감소하는 연령대인 60대 이상 시니어의 빚투도 급증했다. 빚을 내서 하는 주식투자는 변동성이 커질 경우 타격이 더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신용공여 잔고 추이를 보면, 지난달 말 전체 신용융자 규모는 35조7131억원으로 1년 전(17조558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신용융자 잔액이 처음으로 36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빚투’가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차원이 아니라 주가가 떨어질 때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 때문이다. 쉽게 말해 하락장이 찾아올 때 ‘버티기’를 할 수 없는 구조다.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선 ‘코스피 7000’이 노인들의 이야깃거리로 오르내렸다. 이곳에서 중학교 동창들과 삼삼오오 주식 이야기를 하던 A씨(77)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덕분에 수익률이 좋다”며 “우리 나이는 수익원이 제한적이니까 여윳돈으로만 투자해야 한다. 이자 갚기도 힘들어 나중에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60대 이상 시니어들의 빚투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연령대별 신용융자 잔고(상위 10개 증권사 합산)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60대 이상 신용융자 잔고는 8조189억원으로 1년 전(3조9465억원)보다 4조원 넘게 늘었다. 전 연령대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신용융자 잔고액 자체는 50대가 8조97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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