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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앞두고 주말마다 ‘청모 지옥’에 빠졌다

무명의 더쿠 | 04-25 | 조회 수 92382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박수영(33·가명)씨는 최근 주말마다 숨 가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토요일 점심부터 일요일 밤까지 촘촘하게 잡힌 ‘청모(청첩장 모임)’ 때문이다. 박씨는 “신혼집 구하는 데 워낙 돈이 많이 들어서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는 간소화하고, 양가 합의 아래 예단·예물도 안 하기로 했는데, ‘청모’는 안 하면 하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안 할 수가 없더라”며 “지금까지 6번을 했고, 앞으로도 2번 더 남아 있어 예비 신랑과 합하면 청모에만 400만원 가까이 쓸 것 같은데 경제적 부담이 크고, 시간 소모도 많아 축하받아야 할 소식을 전하는 일이 어느 순간 부담스러운 숙제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요즘 결혼을 앞둔 사람이라면 박씨와 비슷한 고민을 할지도 모른다. ‘청모’는 결혼 전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나눠 주며 밥 한 끼 대접하는 모임을 말한다. 겉으로 봤을 땐 크게 이상할 것 없어 보이는 이 모임이, ‘청모 지옥’이란 신조어를 낳을 만큼 결혼을 둘러싼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예비 배우자를 소개하거나, 청첩장을 전달하며 함께 식사하는 자리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의무적으로 값비싼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현직 웨딩 플래너가 “이대로만 하면 욕 안 먹는다”고 조언한 청모 관련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짜장면 한 그릇이나 커피 한 잔으로는 안 된다고 한다. “정중하게 밥다운 밥으로 대접해야 예의”라는 것이다. 웨딩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결혼식장에 대규모로 모이지 못하는 대신 소규모로 밥을 사던 문화가 ‘청모’란 이름으로 정착된 것 같다”며 “모바일 청첩장이 익숙해진 요즘에도 굳이 청모를 통해 종이 청첩장을 준다는 것 자체가 ‘나는 너를 이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의 마음의 표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했다.


문제는 최근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밥다운 밥’으로 성의를 보여야 하는 예비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실제 예비 신부·신랑이 모인 결혼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청모 맛집’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 1인당 예산이 3만~5만원 선이다. 두 사람이 각자 지인 20명씩에게만 대접해도 2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지난 3월 결혼한 이모(38)씨는 “작년 말 ‘친한 친구가 치킨집에서 청모하자고 해서 서운하다’는 글이 결혼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크게 화제가 됐었다”며 “그런데 사실은 요즘 치킨 한 마리도 2만원이 넘는다. ‘서운하다’는 이야기 안 들으면서도 예약 가능하고, 주차나 교통 편리하며, 호불호가 없는 메뉴 등을 갖춘 식당을 찾다 보면 결국 1인당 5만원 정도는 잡아야 하더라”고 했다.


https://v.daum.net/v/2026042500413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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