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①] 이혜성 “‘아나운서가 왜?’ 말 들을까 봐 이 악물었죠”
‘천하제빵’ 촬영 중 허리 디스크가 올 정도로 몰입했던 그는 ‘갓생’의 대명사로 남았다. 이혜성은 “이렇게 ‘빡세게’ 트레이닝을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치열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몸을 써서 하는 일이지 않나. 업장을 몇십 년 운영해왔던 분들만큼 해내야 하다 보니 무리를 많이 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욕심이 생기고, TOP10에 들고 싶다는 욕심이 간절해졌다”고 말했다.
이혜성은 원래 꿈이 아나운서가 아니었다면서 “외식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대학 시절 경영학을 주전공으로, 식품영양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레스토랑이나 호텔 예식장 아르바이트하거나 라운지 바 서빙을 하기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제과제빵 기능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어요. 어쩌다 방송 일을 하고 있지만, 제 안에는 늘 직접 오너이자 셰프가 되고 싶다는 외식업에 대한 갈증이 있었죠.”
사실 ‘천하제빵’에 도전하기 전에는 두려움이 있었단다. 이혜성은 “‘아나운서가 왜 나왔대?’라는 소리를 듣게 될까 봐 두려웠다. 저는 큰맘 먹고 도전했지만. 그 도전을 예쁘지 않게 보는 분도 계시지 않겠느냐”고 주저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언급했다.
그러나 포기가 아니라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할까 말까 고민될 땐 무조건 하는 편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도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소신을 밝혔다.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던 비결 역시 ‘노력’이었다며 “남들보다 경력이 짧으니 학창 시절 공부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노력으로 밀어붙이자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혜성은 자신의 말대로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다. 라운드가 끝나고 다음 라운드가 시작하기 전, 2주간 촬영이 비는 그사이 하루 8시간씩 빵 굽기에 매달렸다.
“정말 매일 노력했어요. 이태원에 개인 작업실을 마련해뒀는데, 촬영이 없는 날은 매일 8시간씩 빵을 구웠습니다. 스케줄이 있는 날은 새벽에라도 가서 반죽을 만졌죠. 사실 이곳은 원래 1인 빵집 창업을 꿈꾸며 사업자 등록까지 마쳤던 공간이에요. 빵 퀄리티를 위해 ‘오븐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고가 장비들을 들여놓고, 전력이 부족해 한전에 연락해 직접 승압 공사까지 했을 정도로 제 모든 진심을 쏟아부은 곳입니다.”
‘천하제빵’에는 유명 빵집을 운영하는 파티시에부터 파인다이닝에서 일하는 베테랑들까지 모두 모인 자리였다. 본업이 아닌 만큼 이혜성이 한계를 느낀 순간도 많았을 터다. 그는 “경력의 벽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혜성은 특히 경연 중 ‘업무 효율성’을 위해 빠르게 일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그는 “50g씩 반죽을 분할하는 과정이 있었다. 저는 하나씩 올려서 확인할 때, 두 개씩 툭툭 올리는 분들이 계시더라. ‘언제 어느 세월에 하나씩하고 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밤새 초시계를 켜두고 반죽 분할 시간을 단축하는 등 이 악물고 연습했다”고 악바리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팀전 리더로 이끌어주신 이경무 셰프님의 노련함은 정말 멋졌고 많이 배웠다”고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거울 볼 시간조차 없었어요. 마지막 1분까지 끌어 써도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새벽 3시 반에 받은 메이크업 그대로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버텼죠. 나중에 방송을 보니 제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저도 놀랐어요. 하지만 화장 고칠 여유보다 혹시라도 나올 수 있을 ‘아나운서가 왜 나왔대?’라는 비아냥을 실력으로 깨부수고 싶다는 간절함이 훨씬 컸습니다.”
그는 또 “아무래도 준비 시간부터 경연까지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밤을 새우는 일이 있었다. 술을 한 모금도 안 마셨지만, 제 정신으로 운전을 할 수 없어서 다른 출연자분들도 집에 갈 때 대리운전을 불러서 가시더라”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제빵을 해왔지만, 전문가들과 비교하면 짧은 경력이다. 그럼에도 대등하게 승부를 벌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이혜성은 ‘밀도’를 언급했다.
“어떤 일을 한 기간이 무조건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일론 머스크도 시간을 압축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언급했잖아요. 저도 아나운서를 준비했던 3개월을 남들의 1, 2년처럼 살았어요. 피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 뱀 허물처럼 벗겨질 정도로 밀도 있게 저를 갈아 넣었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빵 경력 5년, 결코 허투루 보내지 않았습니다. 제 시그니처 메뉴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길 수 있다는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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