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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했던 협상' 4개국 찾아 원유 확보한 강훈식 특사단

무명의 더쿠 | 04-16 | 조회 수 906



"연말까지 원유 2억 7300만 배럴·나프타 210만 톤(t) 확보."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한 특사단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미국·이란 간 불안정한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추가 봉쇄 우려, 선적 불확실성 등이 뒤엉킨 현장을 뚫고 7일부터 14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산유국을 누빈 결과 원유 3개월 치, 나프타 1개월 치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확보한 물량을 포함하면 당장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올해 가을까지 버틸 수 있는 핵심 자원을 확보한 것이다.

 

협상은 녹록지 않았다. 중동 정세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카타르 등 주변국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8일부터 이란과 휴전을 선언하고 종전 협상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카타르 등 중동 일부 국가는 에너지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정도로 현지 사정은 팍팍했고, 특사단은 현지에서 일정을 바꿔가며 협상을 이어갔다. 애초 계획에 없던 카타르 방문도 카자흐스탄 도착 직후 휴전 소식을 접한 뒤 급히 추가했다.

카자흐스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4개국과 쉼 없이 협상을 이어가야 했던 강행군을 마치고 15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에 나선 강 실장은 "어떤 자리에서는 '이렇게 (고생)할 거면 대통령 특사를 왜 받았냐'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추가 물량을 내주는 것도, 기존 약속을 지키는 것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4개국 방문 과정에서 피로가 누적돼 '링거'를 맞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에 내놓은 특사단 성과는 단순한 '원유 추가 확보'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강 실장은 "에너지 확보에 성공한 배경은 '정성'"이라며 중동 상황이 진정되기만 기다리기에는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 아래 청와대를 포함해 산업통상부, 외교부, 한국석유공사, 에너지 기업들이 한 팀을 짜 공급선 다변화에 나선 점에 해외 정상들이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각국에 전달된 이재명 대통령도 친서에 중동전쟁 지속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에너지 안보 위기를 공동의 지혜로 풀자는 메시지를 정성껏 담았다고 한다.

국가별 성과를 보면 카자흐스탄에서 원유 1800만배럴을 확보했다. 카자흐스탄은 호르무즈와 무관한 경로로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자원 부국으로, 특사단은 작년보다 추가로 300만배럴을 확보했다. 강 실장은 "카슨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중동전쟁 이후 여러 나라가 특사를 보냈지만 직접 예방을 수락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했다"면서 양측은 원유·나프타를 넘어 광물자원, 도시개발, 플랜트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물량 확보와 함께 중동 밖 공급선의 전략적 통로를 튼 셈이다.

오만에서는 에너지와 해상안전이 함께 논의됐다. 특사단은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정박 중인 우리 국적 선박 26척의 안전 통과를 요청했고, 오만 측은 적극 협조 의사를 밝혔다. 동시에 연말까지 원유 약 500만배럴, 나프타 최대 160만t 공급 약속도 받아냈다. 이미 들여온 물량까지 합치면 오만산 나프타는 연말 기준 200만t 수준으로, 지난해 도입량 193만t을 웃도는 수준이다. 인도양에 접해 있어 해협 봉쇄의 직접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비켜 있는 오만의 전략적 가치가 이번에 다시 부각됐다는 평가다. 강 실장은 "오만은 한국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는 사례는 처음이라면서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승부처는 역시 사우디였다. 한국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한 곳인 사우디는 그동안 한국 전체 수입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억배럴 이상을 매년 공급해 왔다. 이번에 사우디 측은 선적 여부가 불확실했던 5000만배럴을 4~5월 중 홍해 인접 대체 항만 등을 통해 차질 없이 선적하기로 했고, 6월부터 연말까지 총 2억배럴을 한국 기업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강 실장은 "작년 3·4월 약속했던 수급량도 거의 다 받지 못했고, 4·5월 선적 날짜도 못 잡고 있던 물량을 이번에 안정화한 것이 성과"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방문은 원유·나프타보다 LNG 리스크 관리 성격이 짙었다. 카타르산 LNG는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와 연결돼 있어 불확실성이 크지만 향후 에너지 수급과 관련해 관리가 필요한 국가였다. 강 실장은 마지막 경유지가 카타르인 점을 감안해 현지에서 일정을 급히 조정했고,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으로부터 "한국과의 약속은 틀림없이 지키겠다. 한국이 최우선"이라는 답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AI와 산업 전반 투자 협력을 위한 실무 워킹그룹을 꾸리기로 했다. 다만 카타르 물량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와 연결돼 있다.

여기에 특사단은 사우디, 오만 등과 우회 송유관, 호르무즈 해협 외부 석유 저장시설 구축, 국제공동비축 확대 방안까지 심도 있게 협의했다. 중동 국가들도 이런 방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750406?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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