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로 숨진 4세 아이의 유족에게 병원 2곳이 4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단이 나왔다. 병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응급실 수용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16일 법조계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민사1부(재판장 김동희)는 고(故) 김동희군 유족이 병원 2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전날 이같이 판결했다.
김군은 2019년 10월 경남 양산의 A 병원에서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수술을 받은 부위에서 피가 나 부산의 B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B 병원의 야간 당직 의사는 응급 처치를 하지 않고 119 구급차에 김군을 인계했다.
119 구급대원들은 김군이 의식을 잃자 A 병원 소아 응급실에 연락했다. 병원 측은 ‘심폐 소생 중인 응급 환자가 있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게 좋겠다’며 치료를 거절했다. 김군은 이후 20㎞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김군은 연명 치료를 받다 이듬해 3월 숨졌다. 한편 경찰 수사 결과 당시 A 병원 응급실에는 김군의 치료를 거부할 만큼 위중한 환자는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거부한 A 병원과 제대로 처치하지 않고 119로 인계한 B 병원의 공동 불법 행위가 인정된다”고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측은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한 상직적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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