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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1마리 3만원시대 온다”…원재료값 폭등에 식탁도 비명

무명의 더쿠 | 08:35 | 조회 수 764

경기 안산에서 키오스크를 만드는 중소기업 대표 박모(51)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지난달부터 고무·비닐·우레탄폼 등 부품 원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잇따라 15~30%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전쟁과 고환율 여파로 오른 원재료 가격을 납품 단가에 반영해달라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10년 넘게 사업을 했지만, 부품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건 처음”이라며 “제품 판매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가만 오르면 사실상 적자”라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간 공장 가동을 줄여야 하는데 직원들 월급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이 28년2개월 만에 가장 높게 치솟았다. 중동전쟁발 고유가 충격이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되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고등이 켜졌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20년=100)는 169.38로 한 달 전(145.88)보다 16.1% 올랐다. 상승률은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1월(17.8%) 이후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는 원재료 가운데 원유 등 광산품(전달 대비 44.2%), 중간재인 석탄ㆍ석유제품(37.4%)과 화학제품(10.7%)이 수입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상승률을 끌어올린 불씨는 원유다. 원유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 전월 대비 88.5% 뛰었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환율 영향을 제외해도 전월 대비 83.8% 올라 1차 오일쇼크 당시인 1974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실제 두바이유 가격은 같은 기간 배럴당 68.4달러에서 128.52달러로 약 1.9배로 급등했다.

 

김주원 기자

 

원유는 많은 산업의 기초가 되는 원료다. 휘발유와 경유 등 수송용 연료뿐 아니라 비닐과 합성고무, 플라스틱 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도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다. 유가가 뛰면서 나프타(46.1%)와 항공유(67.1%) 등 중간재 전반으로 가격이 뛴 이유다. 여기에 다른 통화 대비 원화 약세까지 더해지며 수입물가 상승 폭이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2월 평균 1449.32원에서 1486.64원으로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경우 그간 2%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 이후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미국과 이란 협상의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당분간 원자재 공급 차질이 온전히 해소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면 물가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를 전망하면서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당초 1.8%에서 2.5%로 0.7%포인트나 올린 것도 이때문이다. 강성진(한국경제학회장)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 대응과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나마 수출물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수입가격 대비 수출가격)은 일부 개선됐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73.86으로 전월보다 16.3% 올랐다. 다만 원유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체감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이미 체감 물가는 높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L당 2000원을 눈앞에 뒀다. 행정안전부 지방물가정보공개에 따르면 대표적인 생활서비스로 꼽히는 세탁료(1회)는 올해 3월 기준 1만846원(이하 서울 기준)으로 1년 새 11.9% 올랐다. 이발료도 1만3154원으로 같은 기간 4.9% 상승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사료비 부담으로 고기값이 급등하는 ‘미트플레이션’(축산 물가 상승)으로 식탁 물가도 부담이다. 이날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고기용인 육계의 유통가격(1.6㎏ 이상)은 ㎏당 255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6% 상승했다. 오리고기 산지가격(3.5㎏)도 3월 1만2614원으로 전년 대비 36% 올랐다. 계란(특란) 산지가격은 10개당 1772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4% 비싸다. 문제는 원부재료비와 부대비용 상승까지 더해 외식 물가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배달비 포함 시 ‘치킨 1마리 3만원’ 시대가 다가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1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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