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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비, 이게 논란이라고??(feat.현직교사의 변)

무명의 더쿠 | 13:32 | 조회 수 1443

수학여행비 60만원 이슈로

각종 포탈과 뉴스에 이게 적정한 거냐는

이래서 애들 수학여행 보내겠느냐는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가 쏟아진다.

 

이번에는 수학여행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교사 입장(학교측)에서 말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적어 봐야 무관심하겠지만, 그래도 적어야 억울함은 없을 거 같아서요.

 

----------------------------------------------------------------------------------------------------------

1. 수학여행 사전 계획 단계

2026학년도 수학여행(보통 2학년 실시)은

전년도 2025학년도 1학년 학생들에게 사전 수요 조사를 실시합니다.

이 단계에서 갈지 말지, 간다면 어디를 갈 것인지를 조사합니다.

학부모에게는 가정통신문(지류, 학교홈페이지,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 학교종이앱 등)을 발송합니다.

그리고 전체 응답자의 85%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실시 자체가 보류 됩니다.

즉 올해 수학여행은 전년도에 이미 계획된 학사 일정입니다.

해외를 가든지, 국내 어디를 가든지

전년도에 이미 수요조사 해서 올해 가는 겁니다.

갑자기 가고 싶은 대로 무작정 떠나는 게 아니라.

 

2. 당해 년도 수학여행 준비

가.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 수학여행(현장체험학습)준비위원회(지역마다 명칭이 다를 수 있음)를 구성해야 합니다. 보통 5명(교감, 학부모 2명, 교원 2명) 정도로 꾸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꾸렸다고 내부 결재를 내고, 학교운영위원회에 안건 상정을 합니다.

중요한 건 학교운영위원회에 반드시 안건으로 상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나. 이렇게 수학여행준비위원회가 꾸려지면

행정실에서 수학여행 입찰을 합니다. 수의 계약은 절대 안 됩니다.

1단계 공개 경쟁 입찰입니다.

여러 지역의 여행사에서 행정실에서 공지한 내용대로 입찰 제안서를 가지고 와서

입찰 신청합니다.

여기에서 대략 5군데의 입찰 업체를 선정합니다.

수학여행 코스, 식당, 숙소 등을 입찰 제안서에 첨부합니다. 그걸 보고 수학여행준비위원회에서

대략 5군데 정도를 선정합니다.

 

2단계 사전 답사입니다.

그 입찰 제안서에 제시된 숙소, 식당, 체험 등등의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지.

숙소에서 안전은 문제가 없는지, 체험에서 안전상의 문제는 없는지, 식당은 청결한지 등등

많은 조건을 정해진 양식표에 맞추어서 꼼꼼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동행해서 사전답사 갑니다.

교사의 수업 시수를 다 바꾸고 가야 합니다.

만약 200명이 움직인다면

객실 수요는 몇 개인지, 몇 층에서 묵는지, 일반투숙객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지,

베란다 창문은 어디까지 열리는지, 애들이 베란다를 나갈 수 있는지,

애들이 뛰어 내릴 수 있지는 않는지, 도로에 얼마나 인접해 있는지,

주변에 주류, 마트 등이 인접해 있지는 않는지...

보통의 학생들은 술 사라고, 담배 사라고 해도 안 사지만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애들은 보통의 애들이 아니죠. 이 아이들 때문에 선의의 다수가 피해를 보죠.

저런 거 다 만족해야 합니다. 식당 조식 메뉴와 안전관리검사까지 마쳤는지까지요.

그걸 싹다 조사합니다. 업체 제안서 다요.

 

 

3단계 가격 경쟁 채용입니다.

1단계를 통과하고, 2단계 사전답사를 마치면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가격 경쟁합니다. 적당가 입찰이 아니라

최저가 입찰입니다. 1단계에서 가격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와 학부모의 요구 사항들을 어느 정도 반영한 선에서 이루어지지만

결국에는 최저가 입찰입니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려고 노력하지만,

더 좋은 데로 가고 싶지만 최저 입찰이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최저 입찰. 가격 가지고 말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최저 입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적당할 수도, 가격이 저렴할 수도, 가격이 높을수도 있지만

객관적인 사실은 최저입찰입니다.

200명, 300명, 400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항상 특정한 소수 때문에 선의의 다수가 피해나 선택의 제약을 받습니다.

또한 세월호 이후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해서

전문안전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보통 학생수 25명당 1명 배치입니다.

200명이 움직이면 최소 8명에서 10명 정도 배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야간 교대니깐 2배로 채용해야 합니다. 인건비 많이 듭니다.

전문안전인력 확보가 안 되면 수학여행 자체를 떠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인원수 조사해서

선정된 업체의 가격 정산액의 총액의 학생수로 나누어 1원 단위까지 절삭없이

가정통신문 작성해서 내부 기안 내고, 발송합니다.

요즘 많은 교육청에서 지원금(1인당 30만원 선) 주지만, 안 주는 교육청도 또한 많습니다.

자체 재량이니까요.

 

마지막으로 학교운영위원회 안건 최종 상정해서

학교운영위원회에 이렇게이렇게 수학여행을 준비했고,

안전대책은 이렇고 등등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학운위 통과하면 그때서야 수학여행 관련 출발 준비가 끝납니다.

 

그러면 출발하면

당일날 버스 탈 때 운전기사님들 음주 측정해야 하고,

안전 서류 구비가 맞는지 비교해야 합니다.

2박 3일이면 2박 3일 매 아침마다 음주측정합니다. 

버스 사양부터, 타이어 마모도까지 체크합니다. 저희가요.

 

또 다녀오면 수학여행 만족도 조사합니다.

그러면 천차만별입니다.

가격 대비 이게 맞냐, 아니냐부터 나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아몰라 최고급이 아니었어 하고 답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죠. 요즘 여행을 많이 다니니까요.

그런데 공동체 200명, 300명 여행이라니까요.

거기다가 최소 경비로 움직여야 하고,

사고 치는 애들 안전문제까지 신경 써야 한다니까요.

매끼 고기 반찬해 줘야 하고,

지역맛집 가야 하고,

서프라이즈 체험도 해야 하고.

같은 방 친구가 코 곤다고 방까지 바꾸어 달라고 합니다.

자기는 혼자 샤워해야 하는데

옆에 친구가 있어서 불편하다, 샤워장 따로 만들어달라고까지 합니다.

이런 쓰레기민원 안 받아보면 이해를 못 할 겁니다.

 

돈 많고 여유로운 집안의 아이들은 이미 다 체험해 본 거겠지만,

못해 본 아이들을 고려해야죠. 어쩔 수가 없잖아. 공동체니깐.

그런데 만족도 조사하면 결과값은 엉망입니다.

 

진짜로 어이가 없고, 멘탈이 털립니다.

왜냐고요? 솔직히 못 사는 집안 아이들이 더 점수 안 줍니다.

우리 부모님이 낸 돈이 얼만데 이 정도밖에 안 돼.

매번 돈이야기 합니다.

왜 이러냐고요? 여행을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으니 견적 산출이 안 됩니다.

자기 입에 들어간 거는 생각 안하고,

자기가 잔 곳이 별이 몇 개짜리인지,

자기가 타고 간 버스가 프리미엄인지조차도 모르고,

자기가 탄 카트 5분이 입장료 얼마짜리인지도 모르고,

그냥 아몰라예요. 왜냐고요? 부모랑 뭘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보다못해 옆에 친구들이 말합니다. 이정도 돈에 이 정도면 잘 다녀온 거라고.

그리고 가서 일정상, 사정상 관람이나 체험을 못했다?

그러면 사후 정산해서 못 한 만큼 개별환급해 줍니다.

그 한 명 한 명을 업체와 교사가 일일이 다 파악해야 합니다.

교차 점검까지 합니다.

 

선생들이 리베이트를 받는다?

요즘 같은 세상에 주는 여행사도 없지만

달라고 요구했다가 목 날아갈 일 있습니까. 그 얼마 준다고.

몇 억씩 주나요.

선생들은 공짜로 놀러 다닌다?

우리돈 내고 애들 지도하러 다닙니다. 안전요원 있어도

사고 나면 1차 책임은 교사입니다.

애들 안전벨트부터 길 하나 건너는 거까지, 밤에 잠 자는지 안 자는지까지

체크해야 합니다. 내 돈 내고요.

 

 

부모들 세대에서의 경험으로

지금의 교육 현장을 바라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겠지만

퀄리티가 높아졌으면 당연히 비용이 높아집니다.

 

뭐 이래 적어놔도 

되도 않는 

라떼는 소리하겠죠.

 

이런 건 관심도 없겠죠.

진실이니까. 뉴스거리가 안 되니까.

 

선생 고생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현직교사로서, 수학여행 준비 경험 다수자로서

수학여행, 현장에서는 안 가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그래도 학교 다닐 때 추억 만들어 주어야 하니

하는 겁니다. 안 하면 교사가 제일 좋고, 학교가 제일 편합니다.

 

학교 일은 안 하면 교사가 제일 편합니다.

 

 

출처: 보배드림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33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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