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제 모은 드라마들 공통점… ‘파격적 신인 작가+베테랑 제작진’
요즘 신인 드라마 작가의 기세가 스타 작가 못지않다. 올해 나온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대본을 쓴 작가의 드라마 데뷔작이라는 점.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커지면서 최근 신인이 쓴 대본이 드라마로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단막극이나 단편 드라마 수준을 넘어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작품들이다. 방송사와 OTT의 ‘간판 드라마’로 내걸리고 있는 것이다.
때로 파격적이고 통통 튀는 신인들의 드라마는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입지전적인 여성 사기꾼을 통해 명품 소비 행태를 꼬집은 ‘레이디 두아’(추송연 작가), 인공지능(AI) 연인과의 가상 데이트 서비스를 소재로 삼은 ‘월간남친’(남궁도영 작가), 기업인과 왕족이 계약 결혼을 통해 신분제에 도전하는 ‘21세기 대군부인’(유지원 작가)까지 잇따라 화제를 모았다. ‘레이디 두아’와 ‘월간남친’은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글로벌 1위, ‘21세기 대군부인’은 지난 11일 방영된 2회 차가 9.5%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작가 장현의 데뷔작이었던 지난해 ‘태풍상사’(tvN)도 최고 시청률이 두 자릿수(10.3%)에 이르렀다.
드라마 스튜디오들은 임상춘, 김은숙, 홍자매(홍정은·홍미란), 노희경 등 기존 스타 작가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꾸준히 선보이는 한편, 신선하고 화제성 있는 소재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월간남친’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금 콘텐츠 업계에서는 글로벌 흥행작을 선보이기 위해 좋은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참신한 신인 작가의 극본이나 웹툰, 웹소설을 영상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성 작가 대본은 장점도 있지만 정형화된 측면이 있고 이전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여기에 창작자 풀(pool)을 계속 넓혀 나가야 한다는 업계 공감대가 더해져서 신인이 약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인 작가를 빼고 연출자와 촬영 감독, 미술 감독 등 다른 제작진은 유명한 베테랑으로 채우는 것도 특징이다. 공모전 당선작 등을 바탕으로 작가와 감독 등이 협업하면서 대본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식이다. 대본 수정을 두고서 작가와 감독이 팽팽히 맞섰던 예전 제작 현장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변화다. ‘월간남친’에는 ‘술꾼도시여자들’의 김정식 감독과 ‘도깨비’ ‘사랑의 불시착’을 찍은 박성용 촬영 감독, ‘각시탈’의 박용석 미술 감독 등 유명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레이디 두아’에는 ‘인간수업’ ‘마이 네임’의 김진민 감독, ‘마스크걸’ ‘범죄도시’ 시리즈를 찍은 주성림 촬영 감독 등이 참여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의 연출자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 등의 박준화 감독이다.
신진 작가들의 활발한 진출은 긍정적이지만, 제작 규모에 비해 대본의 완성도나 내용의 깊이 면에서 아쉽다는 시청자들의 평가도 있다. 작가만의 색깔과 메시지가 옅어지고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신인의 작품이 성공할 경우 창작자와 제작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사와의 관계가 이어지면서 작가들도 성장할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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