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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판단 착오로 욕먹는 이휘재·조갑경, 왜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었을까

무명의 더쿠 | 04-12 | 조회 수 1414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번역가 황석희의 과거 성범죄 전력이 드러나면서 그가 출연했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과 MBC <전지적 참견 시점> 해당 영상이 OTT와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무엇보다 의아한 건 당사자다. 그와 같은 전력이 있으면서 어떻게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을 했을까?

최근에 자주 받은 질문이 있다. 이휘재의 KBS <불후의 명곡> 복귀를 어떻게 보느냐, 조갑경의 MBC <라디오 스타> 출연은 적절하냐는 물음이다. 두 사람 모두 법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출연을 막을 명분은 없다. 방송사가 부르고 본인이 응하겠다는데 시청자로서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하지만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온 장수 예능이 아닌가. 하지만 이번 일로 방송사가 시청자의 정서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특히 구조상 시청자가 주인인 공영방송 KBS의 행보는 아쉽기만 하다.

이휘재의 경우 재기가 쉽지 않으리라 보았기에 누가 묻든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반성과 눈물, 그리고 가족을 앞세운 고전적인 '복귀 3종 세트' 역시 여느 때처럼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방송은 도를 넘었다. MC 김준현이 진행자 자리에 앉기를 권하고 이휘재는 못 이기는 척 그 자리에 앉아 진행 멘트를 이어가는 게 아닌가. 이를 김준현 개인의 돌발 행동이라 볼 수 있을까. 대중의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악수다. 만약 종편 트로트 프로그램이나 건강정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다면 반응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결과 KBS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이휘재 본인 역시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지고 말았다.

이휘재가 떠나기 전 맡았던 KBS <배틀 트립>, <연중 라이브>, 그리고 TV조선 <아내의 맛> 등을 돌아보면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구시대적인 진행이 문제였다. 오히려 새로운 감각이 필요한 KBS가 굳이 고집을 부린 이유는 무엇일까. <상상플러스> 시절부터 쌓아온 인연,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받은 대상, 내부에 켜켜이 쌓인 인맥이 작동했을까? 일부겠지만 제작진들이 특정 연예인에게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돌싱포맨> 종영 후에도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 등 여전히 여기저기 등장하는 이상민과 김준호를 보면 SBS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쨌든 <불후의 명곡>이 화제성을 노렸다면 결과는 대실패다. 근래 들어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니까.

<라디오 스타>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아무리 시청률이 더 이상 인기의 지표가 아니라지만 한 방송사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2%대라니. 안타까운 건 '프로미스나인'의 이채영이다. 그날 새로운 면모와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으나 기대만큼 화제가 되지 못했으니까. <라디오 스타>의 경우 <불후의 명곡>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조갑경의 아들이 불륜으로 소송 중이라는 사실이 녹화 이후에 알려졌기에 제작진으로서는 난감했을 것이다. 과거 통으로 편집된 로버트 할리와 달리 조갑경은 본인의 과오는 아니지 않나.

다만 지난해부터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는데 왜 굳이 섭외에 응했는지, 그 점이 의문이다. 현재 출연 중인 SBS <보석이네 건강수다>야 정보 전달이 목적이니 토를 다는 이들이 없지만 인지도와 화제성이 높은 예능에 출연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지리라는 걸 예상 못했을까? 지난해 9월 양육비 지급 판결이 난 시점에 딸과 함께 소개팅 프로그램 tvN STORY <내 새끼의 연애>에 등장하고 그 뒤를 이어 <라디오 스타>에까지 출연하는 바람에 문제가 불거진 게 아닌가.

연예계에 논란이 일 때마다 SNS에 옹호하는 글을 올리는 이들이 있다. 이를 의리라 여기는 모양이나 실로 유아적인 발상이다. 나에게 친절했으니, 잘해줬으니 좋은 사람이다? 누군가에게는 은인이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인연일 수 있는 것이 인간관계가 아닌가. 또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 인지도 높은 프로그램 출연은 아무리 욕심이 나더라도 사양하는 것이 순리다. 긁어 부스럼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https://v.daum.net/v/202604121317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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