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1155353?ntype=RANKING
코로나 이후 회식 줄고 혼술족 증가하며
‘부어라 마셔라’ 폭탄주 문화 사그라들어
여명·컨디션·엉겅퀴 숙취해소제 매출 감소
젤리·필름·스틱…시장 경쟁도 점점 치열해져

일러스트=챗GPT
(중략)
한때 직장인들의 ‘회식 필수품’으로 통하며 승승장구하던 주요 제품들이 음주 인구 감소와 회식 문화 변화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지 못하고 줄줄이 역성장을 기록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숙취해소제의 대명사격인 ‘여명808’을 생산하는 그래미는 지난해 매출 약 14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 급감한 수치다. 실적 악화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5억 원으로, 전년(-5억원)보다 적자 폭이 3배가량 커졌다.
업계 1위인 HK이노엔의 ‘컨디션’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컨디션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매출 800억원대를 구가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전체 매출에서 컨디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6.6%에서 지난해 4.9%로 주저앉았다.
조아제약의 ‘조아 엉겅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액 4억 48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또한 지난해 매출 100억 원에 그치며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실적 부진에 더해 정부의 규제 강화도 업계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부터 제품에 ‘숙취 해소’ 관련 문구를 넣으려면 실제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객관적인 근거를 제출하도록 했다.
여명808은 식약처로부터 근거 불분명 판정을 받아 보완 자료를 제출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간신히 인정을 받았다. 반면 조아 엉겅퀴는 보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현재 제품에서 ‘숙취 해소’ 관련 문구를 사용하지 못한 채 약국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회식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음주 문화 자체가 변했다”며 “기존의 숙취 해소 이미지를 넘어 젤리, 환, 제로 칼로리 등 다양한 제형 변화와 건강한 이미지 구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숙취해소제에 의존하기보다 근본적인 음주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숙취해소제가 알코올 분해를 일부 도울 수는 있지만, 간 손상을 완전히 막아주는 방패는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남성은 소주 3잔, 여성은 2잔 이하로 제한하고 반드시 음식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며 “숙취해소제를 믿고 과음하는 것은 오히려 간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성 교수는 이어 “도수가 높은 술을 피하고 주 1~2회 정도로 간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숙취 해소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