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값 올라 기초연금 탈락… 이런 노인 5년새 2배 이상 늘어
보유한 주택 말고는 소득 없는데
부동산 가격 뛰며 자산 가치 상승
복지혜택 받으려면 되레 집 팔아야
아내와 사별 후 서울 서대문구에서 혼자 사는 김모(68)씨는 최근 본인 명의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 때문에 걱정이 많다. 매달 받아온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잃을까 봐서다. 동네 지인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며 월 100만원 정도를 벌던 그에게 기초연금은 큰 힘이 됐는데, 지난해 8억원대 초반이던 아파트 공시 가격이 올해 9억원을 넘어간 것이다.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이하’인 만 65세 이상 국민에게 매달 34만9700원(올해·단독 가구 기준)을 주는 제도다. 여기서 하위 70%는 월 인정액 247만원 이하인 경우를 가리키는데, 올해 대도시에서 공시 가격 8억7600만원 이상 주택을 보유하면 다른 소득이 없어도 하위 70%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산출된다. 김씨는 “올해 기초연금은 작년 공시 가격이 기준이어서 지금 받고 있지만, 내년에는 올해 공시 가격이 반영되기 때문에 정말 걱정”이라며 “어떻게 생활해야 하나 싶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초연금의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뒤 정부·여당이 관련 검토에 들어갔지만, 김씨처럼 집 한 채 말고는 별다른 재산이 없는 ‘하우스푸어’ 노년층은 논의에서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잃는 노년층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6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미애 의원실(국민의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기초연금 수급자 중 소득·재산 증가를 이유로 자격을 잃은 대상자는 2020년 3만7000명에서 지난해 7만8000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아직 본격적인 기초연금 제도 개편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탈락자’가 최근 계속 증가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부동산 등의 재산 가치 상승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대도시에서 8억7600만원 이상 주택을 가지면 기초연금 기준 소득을 넘는 것으로 산출되는데, 올해 서울에선 주택의 21.9%가 공시 가격 9억원 이상(지난달 국토교통부 발표)이다. 서대문구와 동작구 일대에서도 아파트 상당수가 포함됐다. 여기에 해당되는 기초연금 수급자들은 공시 가격이 연금 체계에 반영되는 내년 4월부터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게 된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기초연금을 포함한 상당수 복지 정책이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형태로 운영되지만, 이는 과거에 소득 추적이 어려웠을 당시 도입됐던 것”이라며 “현재 이런 나라는 한국 말고는 없다. 미국·영국 등에선 실거주하는 주택을 소득 평가에서 제외해준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거주하는 집 한 채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는 ‘하우스푸어’ 노년층이 택할 수 있는 수단은 평생을 살던 집을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해당 집을 담보 삼아 주택연금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 그나마도 12억원 초과 주택은 공적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없어 금리가 높은 민간 역모기지론을 활용해야만 한다. 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재산을 소진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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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소득 하위 70% 이하인 만 65세 이상 국민에게 국가가 최소 생활 보장을 위해 매달 지급(34만9700원)하는 연금이다. 월 소득 인정액이 247만원 이하(단독 가구 기준)여야 수급 대상에 들어간다. 주택을 보유한 경우, 공시가격에서 1억3500만원을 뺀 나머지 금액의 4%를 연 소득으로 계산한다. 가령 아파트 공시가격이 9억원이면, 월 소득 인정액이 255만원(=연 소득 3060만원÷12개월)이어서 기초연금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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