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받들어총’ 논란 광화문광장 문화시설 결정 회의록 보니…질문자 단 한명 ‘신속한’ 의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일 서울시에서 받은 ‘2026년 제4차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지난달 12일 감사의정원 공간 설치를 위해 광화문광장 지하 일부 공간을 문화시설로 결정하는 ‘세종로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일 감사의정원에 대해 공사중지명령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국토부는 앞서 서울시가 도로·광장인 광화문광장 지하에 전시시설을 설치하면서 별도의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지 않은 점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회의에는 서울시 공무원과 서울시 의원, 도시·건축 전문가 등 14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먼저 서울시 실무 담당자가 “UN 참전용사의 희생에 대한 감사의 공간을 조성 중이고, 해당 공간의 기능을 명확히 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시계획시설 문화시설로 결정코자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공사중지명령 등 배경에 대한 설명 등은 전혀 없었다. 담당 공무원은 도시계획시설 변경에 앞서 14일간 하게 돼 있는 주민열람공고와 관련해서도 “주민의견은 없었다”고 보고했다.
이날 회의에선 14명의 위원 중 단 한 명만 발언했다. 불참한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대리해 당연직으로 위원장을 맡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었다. 그는 ‘피난 대응은 어떻게 하느냐’ ‘안전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검토가 된 것인가’ 등을 질의했다.
담당 공무원은 ‘문제 없다’ 취지로 짧게 답했다. 이어 위원장은 “본 안건을 원안 가결로 하고자 하는데 이의 있으십니까” 묻자 몇몇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안건은 신속하게 원안대로 가결됐다.
주민의견 청취도 과정도 형식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월 25일부터 3월 11일까지 열람공고가 떴지만 의견 제출은 서면으로 해야 했다. 공고 기간도 짧고, 일반인들이 쉽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1일까지 열람공고를 마치고, 이튿날 회의를 열고, 바로 다음날인 13일 이 결정을 고시했다. 구체적 사업계획인 실시계획 작성 및 고시 절차도 18일 완료했다. ‘일사천리’ 행정이었다.
천 의원은 “당연직 위원인 고위공무원과 담당 팀장이 나눈 대화가 심의의 전부였다”며 “서울시가 도시관리계획·실시계획 변경 절차를 번갯불에 콩 볶듯 졸속으로 진행하면서 주민 의견조차 접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한국전쟁 참전국에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는 취지로 감사의정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지상에 ‘받들어총’ 모양으로 한국과 22개 참전국을 상징하는 23개 석재 조형물을 설치하고 지하에는 미디어 전시 공간을 조성한다. 지상 조형물 설치는 이달 중으로, 지하 공간 조성은 다음달 중순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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