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인사이드] 리얼돌 수입, 6년 재판 끝 ‘합법’… “미성년 외형만 금지”
2019년 대법원 판결에도 세관서 통관 보류
관세청, 2012년 12월 새 지침 시행해
‘미성년 형상 전신형 리얼돌’ 제외 통관 허용

전신은 불법, 반신은 합법→수입 논란→치료용도 가능(1심)→인간 존엄 훼손 아냐(2심)→미성년 제품만 규제(대법원).
리얼돌을 둘러싼 6년간의 법정 공방이 마침내 수입업자의 승소로 결론 났다. 실리콘이나 라텍스로 실제 인체를 본뜬 리얼돌은 주로 성인용품으로 유통된다. 그동안 전신 제품은 반입이 막히고, 반신 제품은 허용되는 등 기준이 들쭉날쭉하다는 논란이 이어졌지만, 최근 법원 판결이 누적되면서 통관 허용 기조로 바뀌고 있다.
대법 “세관, 리얼돌이 풍속 해친다는 근거 부족”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헬스케어 제품 수입업체 A사가 김포공항세관장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사는 리얼돌 3개를 수입하려 했지만 세관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라며 통관을 보류했다. 성인용품 통관심사위원회 판단을 근거로 한 조치였다. 이에 A사는 관세청에 이의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쟁점은 리얼돌이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는지였다.
서울행정법원(1심)은 2021년 3월 수입통관 보류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음란성 판단은 사용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며 리얼돌을 곧바로 음란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특수한 성적 문제를 가진 이들의 상담·치료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2심 역시 세관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전체적으로 저속한 느낌은 있으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더 나아가 “리얼돌이 외부에서 사용될 경우 풍속을 해칠 우려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세관이 이를 입증할 구체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통관을 막을 만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전신은 막고 반신은 허용…엇갈린 기준 논란
리얼돌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세관은 전신 리얼돌은 통관을 막고, 하반신만 구현된 반신 리얼돌은 허용하는 등 일관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해왔다.
이 같은 차별적 기준은 업계와 법조계에서 형평성 논란을 불렀다.
법적 판단은 점차 수입 허용 쪽으로 기울었다.
결정적으로 2022년 12월 관세청이 ‘리얼돌 수입 통관 지침’을 마련하면서 기준이 정비됐다.
성인형 외형이며 미성년을 연상시키지 않고, 별도의 안전성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통관을 허용하는 방향이다. 국무조정실과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의 의견도 반영됐다.
미성년 외형 제품만 제한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기준이 정리된 셈이다.
현재 리얼돌 수입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입 과정에서 특별한 제약이 없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성인형 외형을 선호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관련 제품만 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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