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눈막, 입막, 그리고 귀막"…'살목지', 공포의 저수지

무명의 더쿠 | 10:00 | 조회 수 765

dkxwOd

※ 이 리뷰에는 영화 '살목지'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호러 마니아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영화가 탄생했다. '살목지'(감독 이상민)가 바로 그것. 처음부터 끝까지, 강강강강의 공포가 휘몰아친다. 95분 내내 불안에 떨며 입과 눈, 귀를 막아야 하는 영화다.

 

'살목지'는 한 촬영팀이 로드뷰 귀신이 찍힌 사진을 해결하려, 저수지에 가서 끔찍한 심령 현상을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충남 예산의 살목지와 그 곳에 얽힌 괴담을 배경으로 상상력을 펼쳐냈다.

 

'살목지'라는 제목이 주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그도 그럴 게, 호러 팬들 사이에서 살목지는 이미 유명한 장소. MBC-TV '심야괴담회'의 레전드 에피소드 '살목지' 덕분이다.

 

영화는 괴담에서 모티브를 얻은 흔적이 보인다. 주인공들이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홀리는 장면, 무속 신앙이 주는 믿음과 파괴라는 반전 등이 괴담과 결을 함께 한다.
CCydhB
우리가 익히 아는 공포 영화의 문법들이 착실히 등장해 낯설지 않다. 예를 들어, 금기를 깨는 주인공들. 수인(김혜윤 분)은 가서는 안 되는 장소를 (굳이) 재방문한다.
 
경태(김영성 분)는 "가지 말라"는 지시를 무시한다. 세정(장다아 분)은 공포 유튜버로서 촬영 기기를 들고 와, 귀신을 만나길 염원한다. 촬영팀은 모두 물에 빠지거나 밟는, 수귀의 금기를 범한다.
 
이 친숙한 설정들은 사람에 따라서는 평이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살목지'의 매력은 서사가 아니다. 얼마나 무서운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가, 얼마나 다채롭게 점프 스케어(놀라게 하는 장면들)의 완급을 조절하느냐가 포인트.
 
그래서, 영화는 러닝타임 동안 안 무서운 순간들이 없다. 살목지 자체가 주는 음습한 두려움,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 도사린 공포, 숲에서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정체불명의 귀신, 반전과 혼란 등으로 꽉꽉 채워졌다.

elQDRg

이 감독은 연출 면에서도 과감한 선택을 한다. 1995년생 젊은 신인다운 패기다. 살목지까지 가는 길은 평범한 도로임에도 왜곡된 샷을 선보였다. 관객 입장에서는 물에 잠긴 시점에서 보는 장면일 테다.
 
360도로 카메라를 돌리는 액션이나, 귀신이 등장했을 시점의 무빙도 볼 거리다. 사운드를 이용한 장면들 역시 알차다.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물수제비, 소름돋는 박수 신 등이 그렇다.
 
물귀신의 특성을 활용한 하이라이트 신도 강렬하다. 수귀는 자신의 자리에 다른 생명을 대체해 넣어야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 시신인지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혼란 속에 관객을 빠뜨린다.
 
교식(김준한 분)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교식은 살목지가 주는 공포, 그 처음과 끝을 담당하는 캐릭터다. 김준한은 기묘하고 서늘한 웃음으로 조마조마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캐스팅도 뻔하지 않다. 김혜윤과 이종원의 조합이 트렌디하다. 장다아와 윤재찬 조합도 새로웠다. 특히 장다아가 공포에 질려 떠는 모습은 기억에 남을 정도.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불구, 훌륭한 성과로 남을 듯하다.
BJMDGR
살목지는 "아무것도 믿어서는 안 된다"는 테마 아래, 반전에 반전이 계속되는 구조다. 이 스토리 역시 여러 물음들을 유발한다. 탑을 무너뜨려야 했을까, 쌓아야 했을까? 할머니의 딸은 진짜 돌아온 게 맞나? 할머니는 악한가 선한가?
 
살목지는 살아서는 벗어날 수 없는 곳이라 했다. 그런데 수인은 과거 살목지에 갔다가 촬영을 포기하고 온 전적이 있다. 즉, 살아서 벗어난 인물.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현재의) 수인은, 진짜 수인이었을까? 맞다면 언제부터 홀렸을까? 5년 전일까 현재일까. 기태의 정체는? 영화가 끝나고 나도, 온 몸이 물에 흠뻑 젖은 듯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살목지'를 선택했다면, 스크린 X관, 3DX, 4DX 등을 고르는 게 좋다. 감독이 의도한 체험형 공포에 적합한 선택. 영화관이 관객을 (수중에) 가두고 탈출할 수 없도록 만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HhvYLm
'살목지'의 순 제작비는 30억 원으로 알려진다. 손익분기점은 70~80만 명 선이다. 이상민 감독은 극강의 가성비로 공포 영화의 목적을 철저히 구현했다. 장편 입봉작으로 호러 장인의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살목지'는 여러 모로 '곤지암'의 흥행 리플레이를 예감케 한다. 실제 괴담 장소를 모티브와 제목으로 잡았다는 것, 팀의 처참한 붕괴, 다큐멘터리 형식의 활용 등이 그렇다.
 
‘만약에 우리는',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살목지’까지. 관객이 (이번엔 무서워) 우는 동안, 쇼박스는 계속 웃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상민 감독에게 남기는 원망 한 마디.
 
"감독님! 곤지암은 라면 먹방 타임이라도 있었잖아요."
 
EwoEKG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3/0000126416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0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쿠팡플레이 <강호동네서점> 강호동 X 악뮤와 함께하는 인생 이야기! 댓글 이벤트 📖❤️ 21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7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본인 지분이 50%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악뮤 수현이
    • 13:46
    • 조회 76
    • 이슈
    • "파는 대신 물려주자"…지난달 집합건물 증여 3년3개월만에 최대
    • 13:46
    • 조회 50
    • 기사/뉴스
    • 뿌리가 이렇게 긴 식물은 처음 ㅋ
    • 13:45
    • 조회 221
    • 유머
    1
    • 황보 테크토닉 '아리송해(R2SONG)' 붐은 온다....
    • 13:45
    • 조회 61
    • 이슈
    • 가정폭력, 취약장애일수록 더 심각
    • 13:44
    • 조회 117
    • 기사/뉴스
    1
    • 진짜 인피니트같다 (ifnt맞음)(엘)(키키-404)
    • 13:44
    • 조회 100
    • 이슈
    1
    • 쎕쎕이 곱창 대창 끊어야 되는 시기 딱 알려준다
    • 13:44
    • 조회 290
    • 이슈
    • 면접빨로 지원한 병원 전부 합격한 썰.jpg
    • 13:44
    • 조회 518
    • 이슈
    10
    • 전세계의 여러분께 이 고양이의 이름은 주먹밥입니다. 발에 주먹밥 무늬가 있습니다🍙🐱
    • 13:44
    • 조회 100
    • 유머
    1
    • 엄마한테 회사 떨어졌다고 하니 답장 이렇게 왔어
    • 13:43
    • 조회 531
    • 유머
    5
    • 벌써 4개월 된 인터넷 난리났던 무대
    • 13:43
    • 조회 538
    • 이슈
    3
    • 너무너무 귀여운 병원 진료 대기자들 jpg.
    • 13:42
    • 조회 715
    • 유머
    4
    • 루크톰슨이 말아주는 미스터 다아시
    • 13:42
    • 조회 235
    • 이슈
    1
    • 지하철의 비둘기 대책
    • 13:40
    • 조회 451
    • 유머
    12
    • 노르웨이 순살 고등어의 비결
    • 13:40
    • 조회 761
    • 정보
    6
    • 전생같은 한 손으로 들 수 있던 루이바오, 후이바오🐼🐼
    • 13:40
    • 조회 434
    • 유머
    7
    • 살목지에 놀러가서 신난 어떤여성과 빨리 집에가고싶으신 어떤남성분
    • 13:39
    • 조회 635
    • 이슈
    4
    • 어머니(이해리)한테 혼꾸녕나는 강민경
    • 13:38
    • 조회 349
    • 유머
    1
    • 셰프들의 대만 효도 관광!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 ✈️요리하는할배들 in 대만 EP.1
    • 13:38
    • 조회 177
    • 이슈
    • 오위스의 '뮤지엄'에 어서 오세요…멤버들이 전한 가이드 [EN:박싱]
    • 13:37
    • 조회 54
    • 기사/뉴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