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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에 약국도 ‘불안’…물약통 품절 위기에 “하나만 드립니다”

무명의 더쿠 | 04-03 | 조회 수 1367

“지금 물약통(플라스틱 재질 시럽 약통)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에요.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의료소모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소아 대상 약 처방에 필수적인 플라스틱 물약통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대구지역 일부 약국에서는 구매를 제한하거나 추가 제공을 중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의료소모품 온라인 쇼핑몰들은 물약통과 비닐 포장재 등에 대해 가격 인상과 함께 구매 수량 제한 방침을 공지했다. 일부 품목은 ‘일시 품절’ 상태가 이어지며 입고 일정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문하면 다음 날 바로 물건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주문 자체가 막혀 있다”며 “도매처에서도 ‘입고 시기를 알 수 없다’는 답만 돌아온다. 이 때문에 현재 물약통을 따로 판매하지 않고 물약 처방을 받을 경우 하나만 무료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약국 관계자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재고를 확인하지만 계속 품절 상태”라며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끊기다 보니 물약을 줄 때 고객에게 약통을 따로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불안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약국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물량 부족’을 넘어 ‘비용 압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물약통처럼 대체가 어려운 품목일수록 도매 가격 상승 부담이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 약사들의 말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약국 약사는 “기존 크기에 따라 개당 50~100원 수준이던 물약통이 최근 들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단가 자체는 작아 보이지만 하루 사용량이 많다 보니 전체 비용 부담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어 지금으로선 고객 제공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 달성군의 한 약국 직원도 “하루 평균 100개 이상 물약통이 나가는데, 최근 도매 가격이 20~30% 상승하면서 부담이 상당하다”며 “소모품 값을 약 값에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 결국 약국이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약국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약통뿐 아니라 조제약을 담는 비닐 포장재인 ‘ATC 롤지’도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도매업체에서는 가격을 두 배 가까이 올린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약사들은 “일반 비닐봉투나 장갑은 대체가 가능하지만 물약통과 약 포장지는 대체가 어려워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현재는 확보한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조제 과정에 차질이 생기고 환자 불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석유화학 제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물량 확보와 가격 안정화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약사는 “지금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이지만, 길어지면 약 공급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조속한 수급 안정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김도경 기자 gyeong@idaegu.com



https://www.idaegu.com/news/articleView.html?idxno=659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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