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단체·유튜버 20~30명 집결…"4·3은 공산폭동" 폄훼
유족·시민단체 격양됐으나 물리적 대응 자제…큰 충돌 없어

제78주년 제주4.3 추념식이 거행되는 제주4.3평화공원 인근에서 극우 유튜버들이 집회를 하고 있고 그 앞을 유족과 시민사회단체가 가로막고 있다. 이창준 기자
올해 제주4·3 추념식에서도 극우 단체와 유튜버들이 현장에 몰려와 훼방을 놓으면서 희생자 유족과 도민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남겼다.
제78주년 제주4·3 추념식이 열리기 약 한 시간 전인 3일 오전 9시 제주4·3평화공원 인근 제주시 청소년야영장 입구.
일찌감치 현장에 모여 있던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 쪽으로 극우 유튜버 5명이 이동하자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추념식에 앞서 유족 측이 이곳에 집회 신고를 했는데 이후 극우 단체와 유튜버들도 동일한 장소에 집회 신고를 하면서 동선이 겹친 것이다.
일부 충돌이 발생했지만 현장에 미리 배치돼 있던 경찰이 양측을 즉시 분리하면서 물리적 마찰 없이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오전 9시 40분쯤 뿔뿔이 흩어져 있던 극우 단체와 유튜버 등 20~30명이 집회 장소에 설치된 천막으로 다시 모이면서 긴장감이 재차 고조됐고 일부 실랑이가 이어졌다.
이들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우리도 공산 세력과 싸우다 희생된 박진경 대령 등을 추모하기 위해 왔다", "4·3은 공산폭동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불법 계엄 학살 옹호 중단', '4·3특별법 개정으로 처벌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오늘만큼은 그러지 말아야지",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후 대치 상황이 이어지던 중 오전 10시 20분쯤 극우 단체와 유튜버들이 스피커 차량까지 동원하면서 또다시 충돌 우려가 커졌다.
다만 경찰의 제지 속에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역시 물리적 대응을 자제하고 피켓 항의에 그치면서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제주대학교 재학생 최모(20대·여) 씨는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를 보면 답답하다"며 "같은 청년으로서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우리가 오히려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모습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희생자 유족인 성모(80대.여) 어르신은 "저 친구들도 어떤 사정이 있으니 저러는 거라 생각하려고 한다. 하지만 빨갱이다, 공산당이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우리가(유족이) 얼마나 슬퍼하는지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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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창준 기자 cj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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