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실수는 방해하지 마라”…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중국의 미·이란 전쟁 불개입 이유
중국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미국의 쇠퇴를 부추길 것이라고 판단하고 관망하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일(현지시간) “적이 실수할 때는 절대 방해하지 마라(Never interrupt your enemy when he is making a mistake)”는 제호와 함께 흐릿한 모습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며 미소짓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을 담은 표제 사진을 공개했다.
표제 문구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 권력을 잡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1805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적군이 도망칠 때 한 말이라고 알려졌다. 이 전투의 대승으로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프랑스를 견제하기 위해 결성됐던 유럽 국가들의 3차 대프랑스 동맹이 와해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전·현직 관료들과 학자, 외교관, 전문가 등을 인터뷰한 결과 “중국이 이번 전쟁을 방관하는 이유는 나폴레옹의 격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미·이란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 이유를 분석했다.
우선 중국 지도부가 이번 전쟁으로 미국의 힘이 약화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전쟁을 일으킨 이유는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중국 지도부 사이에서 지배적이다. 이란 상황이 악화돼 미국의 발이 묶이면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뜻대로 지역 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이코노미스트는 두 번째 이유로 미·이란 전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안보를 우선하는 노선’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전후 복구 사업에서 중국이 이득을 볼 수 있다고도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많은 나라들이 에너지 전환에 눈을 돌려 중국의 태양광, 배터리 등 친환경 기술을 구매하려 할 것이라고 봤다.
이코노미스트는 제3국들에게 “미국은 변덕스러운 반면 중국의 냉소적인 자국 이익 추구는 적어도 믿을 만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5월 중순으로 예고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란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더 수월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낙관론에는 맹점이 있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서구의 가치관에 대해 불평하기를 좋아하지만 미국이 애써 유지해 온 질서 아래에서 번영을 누려 왔다”며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흔들리는 것이 수출주도형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도 중국공산당의 통치에도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울러 중국 지도부가 미군이 이번 전쟁에서 보여준 AI를 활용한 작전 능력에 놀라고 있다며 ‘대만 침공’을 앞당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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