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LNG 수출 통제' 추진…에너지 공급망 '각자도생' 국면으로
한국의 천연가스(LNG) 수급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불가항력'을 선언한 데 이어 한국이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인 호주가 내수 가스 부족 문제로 LNG 수출 제한 조치를 추진하면서다. 정부는 대체 물량을 확보하면 단기 수급엔 큰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글로벌 에너지 공급 체계가 '각자도생'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호주 정부가 한국 외교부를 통해 LNG 수출 제한 조치 절차에 돌입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수출 제한은 자국에서 사용할 LNG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정부 차원에서 해외 수출을 금지하는 제도다. 호주 정부는 동부 지역에 LNG가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오자 해당 지역 LNG 사업자와 수출 제한 조치를 발동할 지 여부에 대해 협의를 시작했다. 최종 발동 여부는 다음달 결정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호주가 LNG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더라도 국내 LNG 수급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주 동부 지역에서 부족한 LNG는 약 22만t으로 해당 물량의 수출이 제한되더라도 한국가스공사와의 계약 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약 3만~4만t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산업부 예상이다. 이는 국내 하루 LNG 소비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양 실장은 "호주 정부에서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물량에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3만~4만t도 최악의 가정을 한 것"이라며 "필요시 대체 물량을 확보하고 도입 시기를 조정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호주가 내수 물량 확보를 위해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서는 등 자국 우선주의 움직임을 보이는 건 시사점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LNG 수입액의 32.8%를 호주에 의존하고 있기도 하지만 호주에 석유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도 석유제품 수출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내로 제한한 상황에 호주도 얼마든지 LNG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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