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의원 ‘차량 5부제’ 꼼수…이 스티커 붙이고 내달렸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차량 끝자리 번호가 2번인 관용차를 타고 국회에 출근했다. 화요일인 이날은 차량 5부제 시행으로 끝자리가 2번·7번 차량은 운행을 할 수 없는 날이다. 하지만 이 의원 차량은 ‘5부제 예외 식별 스티커’를 발급받아 국회 정문을 문제 없이 통과했다.
그런데 이 의원이 발급 받은 ‘5부제 예외 식별 스티커’는 국회 사무처 규정을 활용한 일종의 편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거리가 30㎞ 이상일 경우에는 차량 5부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국회 사무처 규정에 따라, 차량 등록 주소지를 지역구인 부산으로 신고한 뒤 스티커를 발급받은 것이다. 이 의원은 주로 국회에서 10㎞ 가량 떨어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출퇴근을 한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의원들 수행기사의 주소로 차량을 등록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차량 5부제를 적용받지 않는 의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이 의원 측은 “실무진의 착오로 주소지를 잘못 기입했다. 식별 스티커를 즉각 반납하겠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관용차 5부제를 지키면서도 차량 출퇴근을 포기하지 못하다보니 보좌진 개인차량을 활용한 출근 등 평소와 다른 풍경도 나타나고 있다. 5부제 요일에 따라 관용차나 의원 개인차량, 보좌진 개인차량을 번갈아 타는 식이다. 한 여당 의원의 보좌진은 “기름값을 줄테니 자차로 아침에 데리러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좌진은 “의원이 택시 호출 앱을 활용할지 몰라서 알려줬다. 그런데 관용차 놔두고 택시를 타면 에너지 절감이라는 5부제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6·3 지방선거가 코앞인 만큼, 관용차 5부제가 과하다는 반응도 적잖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역을 가야 할 일이 많아 차량은 필수”라며 “이동 과정에서 보안을 지켜야 할 통화도 많이 해, 난감해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도 “5부제를 따랐지만 외부 일정이 많아 별도로 차를 하나 빌릴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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