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해도 왜 나만?…대기업과 월급 최대 270만원 벌어졌다 [숫자 뒤의 진실]
상용근로자 평균 임금총액 5061만원 첫 진입…기업 규모별 격차 확대
첫 주택 마련 연령 40대 초반 상승…소득 차이 자산 형성 시점 갈라
직무 중심 보상 확산 지연 우려…임금 체감 격차 추가 확대 가능
출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객차 안. 경제 뉴스를 보던 직장인 박모(34) 씨의 손이 멈췄다. ‘평균 연봉 5000만원’이라는 문구였다. 같은 일을 해도 왜 나만 다를까. 대기업 친구들과의 월급 격차, 많게는 월 200만~270만원 차이가 머리를 스쳤다.
세전 연봉 4200만원인 그는 화면을 넘기다 말고 한숨을 내쉬었다. “성과급까지 더하면 체감 소득이 완전히 다르다.” 평균 숫자 뒤에 가려진 현실이었다.
◆첫 5000만원 돌파…대기업 중심 상승 구조
2일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2024년 기준)에 따르면 상용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 평균은 약 5061만원으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5000만원대를 넘어섰다. 평균 임금 기준선이 한 단계 올라선 상징적인 변화다.
다만 중위임금 기준으로 보면 실제 체감 수준은 이보다 낮다. 평균 상승이 곧바로 체감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임금 상승 효과는 기업 규모별로 뚜렷하게 갈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2024 임금 분석)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연간 임금총액은 약 7300만원 수준, 300인 미만 사업체는 약 3800만~4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간 약 3000만원 이상 벌어지는 격차는 성과급과 특별급여를 포함할 경우 월 최대 약 270만원 수준의 체감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대기업 중심의 실적 개선과 보상 확대가 임금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월급 격차가 갈라놓는 자산 형성 출발선
업종 간 격차도 분명하다. 금융·보험업 등 일부 고임금 업종은 평균 임금총액이 8000만~9000만원 수준까지 형성된 반면,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서비스 업종은 3000만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소득 차이는 자산 형성 속도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임금 업종 종사자는 성과급과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자산 축적 속도를 높이는 반면, 저임금 업종 근로자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 속에서 저축 여력이 제한되는 구조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애 최초 주택 구입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최근 41~43세 수준으로 높아졌다. 소득 격차가 자산 형성 시점을 실제로 갈라놓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소비 구조도 양극화…중간층 체감 부담 확대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소득 상위 계층의 금융자산 증가 속도가 하위 계층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흐름이 확인된다.
필수 지출 비중이 높은 중간 소득층의 소비 여력은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층의 고가 소비와 저소득층의 생계 소비가 동시에 늘어나는 ‘모래시계형 소비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중간 소비층이 줄고 양극단 소비만 커지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평균 임금 상승보다 노동시장 내부 격차 완화가 더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더라도 안정적인 주거와 소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임금 상승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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