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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까세요" "준비하세요" 원장 신부의 참혹한 지시

무명의 더쿠 | 19:52 | 조회 수 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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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 정문 앞. 평균 연령 60세가 훌쩍 넘은 해외입양 1세대 혼혈 입양인들이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모였다. 


신서빈 EARS 공동대표는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1953년 이승만 정권에서 시작된 해외 입양은 아동들을 친생 가족과 강제로 분리하고 해외로 축출한 국가 폭력"이라며 "당시 정부 담화문에서 혼혈 아동은 민족의 순결성을 더럽히는 존재로 묘사됐고, 국가는 이들을 동화시키는 대신 아버지의 나라로 보내는 소탕식 정책을 수립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1950년대 보건사회부는 전국 시도, 면 단위까지 행정망을 하달해 혼혈 아동의 숫자와 거주지를 피부색까지 분류해 전수조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해외 입양을 장려하기 위해 초법적 지시를 내렸고, '민간 외교관'이라는 기만적인 수식어를 붙여가며 이들을 타국으로 내보냈다. 


이날 진화위 앞에 모인 신청인들은 혼혈 아동을 걸러내기 위해 동원된 것은 홀트아동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SWS) 등 입양 기관의 사회복지사들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기지촌과 혼혈 아동이 있는 가정을 집요하게 찾아다니며 양육 포기를 종용했다고 증언했다.


1966년생 혼혈입양인 B씨의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6남매의 집에 홀트 소속 사회복지사가 매주 두세 번씩 찾아왔고, 끼니를 잇지 못할 가난 속에서 사회복지사는 "미국에 가면 행복할 것"이라는 환상을 심었다고 한다. 결국 6살 위 언니가 미국으로 떠났지만 미국에 간 언니를 기다린 것은 양극성 장애를 앓는 양모의 폭행이었다고 했다. 밤에 자고 있을 때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는 기행을 견디다 못한 언니가 집을 떠나려 하자, 양모는 언니를 붙잡아 두기 위해 B씨의 큰오빠까지 미국으로 불렀다. 진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입양기관에 아이를 돌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거절당했고, 극심한 자책감 속에서 시름시름 앓다 B씨가 성 원선시오의 집에 입소하기 직전 세상을 떠났다.


1967년생 C씨는 초등학교 시절 성적이 우수해 어머니가 곁에 두고 키우고자 했으나, SWS 소속 '미스 박'이라는 사회복지사의 집요한 회유에 넘어갔다. 미스 박은 미군 차량을 동원해 C씨를 주말마다 부천에 있는 김 신부의 시설로 데려가 놀게 하며 입양을 유도했다. 결국 C씨와 3살짜리 여동생은 함께 시설에 입소했고, 어머니는 아이들을 보낸 지 2년 만에 연락이 완전히 끊기자 식음을 전폐하고 북한산 밑 자택에서 고립된 채 사망했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입양 가면 자신도 훗날 미국에 갈 수 있다는 사회복지사의 거짓말을 믿고 있었다.


D씨는 충남 온양의 외삼촌 밑으로 입적되어 본래 호적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성 원선시오의 집 직원이 할머니와 삼촌을 설득해 아이를 데려간 뒤, 홀트 측은 원 호적을 서류상 사망으로 처리하고 D라는 가짜 고아 호적을 새로 만들었다. 여권이 발급되자마자 다음 날 시애틀행 비행기에 강제로 태워진 D씨는, 소식을 듣고 펄쩍 뛰며 달려온 친어머니와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한국에서 추방됐다.


입양을 기다리며 아이들이 거쳐야 했던 시설은 끔찍한 성폭력과 아동 학대의 온상이었다. 1970년대 인천 부평에 설립된 혼혈아동 보호시설 성 원선시오의 집(St. Vincent's Home) 원장, 가톨릭 메리놀회 소속 김(일명 파더 킨) 신부는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아이들을 유린했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에 골초였다는 그는 주로 10대 백인 혼혈 남자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한국말에 능통했던 그가 아이들을 향해 "준비하세요", "방에 이불 까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끔찍한 성폭력의 신호였다.


이날 참석한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신부는 10대 남자아이들 7명이 모여 있는 방에 찾아와 한 명씩 불러냈다. 공포에 질린 아이들은 끌려가지 않기 위해 밤마다 서로 팔짱을 단단히 끼고 스크럼을 짠 채 잠을 청해야 했다. 지명된 아이가 거부하면 누군가 다른 아이가 대신 당해야만 했다. 폭행이 거칠어져 피를 흘리고 성병에 감염돼도 아무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반항하는 아이는 '썬 킴'이라는 고참 원생 행동대장을 시켜 피가 날 때까지 짓밟았다.


어린 여자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위안부 클리닉에서 태어나 심한 차별 속에 11살에 시설에 맡겨진 E씨는 입양 직전까지 김 신부에게 지속적인 성적 학대를 당했다. 어머니를 잃고 시설에 들어온 B씨 역시 입소 직후부터 신부 방으로 불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아침부터 샤워도 하지 않은 채 신부복만 걸치고 위스키와 말보로 담배 냄새를 풍기며 돌아다니는 신부를 피해 숨어야 했다.


당시 시설에 고용된 기지촌 출신 여성들이나 직원들은 김 신부의 절대적인 권력 앞에 침묵했다. 아이들도 "이게 미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값이다", "미국에 안 가면 기지촌밖에 갈 곳이 없다"고 자조하며 체념해야 했다. 한 원생의 어머니가 피해 현장을 목격하고 "차라리 나를 강간하라"며 격렬히 항의한 끝에 공론화 조짐이 일자, 김 신부는 1980년대 초 아무런 징계나 형사 처벌 없이 건강 악화를 핑계로 미국으로 도피하듯 소환됐다.


양부모에 대한 제대로 된 자격 검증조차 없이, 입양기관은 '물건'을 수출하듯 서류를 조작해 아이들을 팔아넘겼다.


C씨는 양부모가 재정적 능력이 부족한데도 무리하게 2명을 동시 입양시켰다가 파양 당해 10대 시절을 청소년 시설에서 보냈다. 이후 위탁 가정으로 들어갔으나, 보호자였던 기업 부대표에게 강간을 당할 뻔했다.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권력자였던 가해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C씨는 철저히 버림받아 14살, 19살 두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


D씨 역시 첫 입양 가정에서 가출을 반복하다 파양됐다. 두 번째로 입양된 가정에서는 자신이 집을 떠난 뒤 양아버지가 또 다른 입양 여아를 성폭행해 교도소에 갔고 양모는 자살했다는 참혹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국가의 묵인 아래 발생한 국가 폭력, 이제는 책임져야 할 때"


이들은 진실규명 신청서에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들을 사고파는 데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상처는 삶의 모든 부분에서 우리를 따라다니며 영향을 미친다"라고 적었다.


기자회견 현장에 선 미키 씨는 "우리에게 침 뱉고 양키 새끼라 부르며 박해한 한국의 역사를 반성하고, 훌륭한 선교사로 남아있는 김 원선시오 신부의 실체를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눈물을 삼켰다.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원곡의 박민서 변호사는 "단일 민족 이데올로기 아래 국가는 대한민국 국민인 이들을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대신 해외로 쫓아냈다"라며 "입양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은 끔찍한 학대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국가의 관리 감독 소홀과 묵인 아래 발생한 명백한 국가적 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https://naver.me/5Yonf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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