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건 못 먹던 6살 아들…” 34년 전 ‘그날’에 멈춘 72세 노모의 한 [잃어버린 가족찾기]
무명의 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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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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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아들과 딸이 유괴된 지 1년 반 만에 딸만 찾았고 아들은 평생 찾지 못했습니다. 죽기 전에 한번만이라도 아들의 손을 잡아보고 싶습니다."
배모씨(72)는 30여년 전 실종된 아들 이동가씨(현재 나이 39·사진)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실종 당시 여섯 살이던 이씨는 지인에게 잠시 맡겨진 사이 사라졌다.
이씨는 1992년 6월 1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서 실종됐다. 당시 배씨는 급한 일을 보기 위해 이씨 남매를 지인에게 잠시 맡겼는데, 돌아와 보니 이들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이후 1년 6개월 동안 수소문한 끝에 딸만 극적으로 찾을 수 있었다. 발견 당시 딸은 영양실조 상태였고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빠인 이씨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딸의 증언에 따르면, 이씨 남매를 데려간 지인과 외출한 사이 오빠가 사라졌고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딸은 다행히 건강하게 자랐으나 심한 트라우마를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빠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배씨는 "딸은 지금도 당시 일을 떠올리면 몸을 떤다. 내가 왜 그때 그 사람에게 애들을 만났는지 아직도 후회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여전히 한달에 한번씩 경찰서를 방문하고 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아들 명의로 재산 정리까지 마친 상태다.
배씨는 "동가가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또래보다 말도 잘했다"며 "백김치와 인절미를 좋아했고 매운 음식은 잘 먹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도 백김치나 떡을 보면 아들 생각이 난다"고 덧붙였다.
배씨는 매일 사진을 닦으며 말을 건넨다 한다. 그는 "언젠가 동가가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아들과 함께 여행을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가가 어디에 있건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자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동가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씨는 1986년 5월 7일 생으로 콧대가 오똑하고 호리호리한 체형이다. 목 안쪽에는 옅게 패인 자국이 있으며 양쪽 어금니를 금으로 씌운 것이 특징이다.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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