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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시장은 심각성 모르는 듯···장기화 땐 ‘대공황’ 수준” 석유 전문가의 경고

무명의 더쿠 | 14:52 | 조회 수 843
석유 분석가인 로리 존스턴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 정보기술(IT) 매체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상황은 원래 신입 애널리스트들에게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가정해보라고 던져주는 교육용 시나리오”라면서 “중력이 갑자기 10분 동안 멈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같은 극단적 가정인데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존스턴은 “사람들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우려했던 에너지난도 잘 넘겼다는 점 때문에 석유 시스템의 적응력을 과신하게 된 것 같지만, 그때와 지금은 차원이 다른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300만 배럴의 원유 공급 손실을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1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빚어졌다”며 “그에 반해 지금은 ‘우려’가 아니라 실제로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 공급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이번 위기는 1970년대 두 번의 오일 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쳐놓은 수준”이라며, 금융시장이 그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봉쇄될 경우 가격이 끝없이 상승하면서, 도로 위의 자동차와 하늘 위의 항공기가 감소하는 식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수요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이런 현상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피해는 아시아·아프리카·중동의 개발도상국에 집중되고 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사재기 현상까지 겹쳐 주유소마다 ‘연료 없음’ 안내를 내걸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자동차를 길에 버리고 가는 운전자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더스타’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집트·스리랑카 등 여러 국가가 연료 배급제를 도입했으며, 상점과 카페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단행되고 있다.

비축유가 약 45일분밖에 남지 않은 필리핀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면서, 항공기 운항 중단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았다.


문제는 설령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타결돼 당장 내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원유의 흐름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4개월이 걸리며, 그로 인한 여파는 올 겨울철까지 이어질 것이란 점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걸프국이 감축한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다시 회복하려면 유정을 재가동해야 하는데, 파이프라인을 점검하고 압력을 복원하는 과정 등에 2~4주가 걸린다. 가스전 재가동 과정은 더 복잡해서 최대 7주가 소요된다.

또 이란이 해협 봉쇄를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선박들이 향후 몇 주 동안은 추가적인 공격 우려로 운항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해운 보험사들도 서둘러 보험료를 인하하려 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여기에 원유 공급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중국·인도·태국 등의 정유 시설을 재가동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아시아 정유 업체들의 정제 물량은 하루 약 300만 배럴, 총 8%가 감소한 상황이다. 중동산 원유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긴급 가동 중단된 시설의 경우 정상화까지 수주에서 최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그나마 이것은 최선의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협상과 확전’ 사이 갈림길에 선 이란 전쟁이 만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상군 투입으로 장기화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존스턴은 “해협이 개방되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오는 거냐’고 묻는데, 내 대답은 ‘아니오’이다”라면서 “침체가 아니라 ‘대공황’ 수준이 될 거다. 정말, 정말, 정말, 끔찍해질 것”이라고 와이어드에 말했다.


https://naver.me/Fns83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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