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6만→하이브 10만→실제 4만..예측 처참히 실패한 BTS 광화문 공연 [★FOCUS]
과도한 숫자 뻥튀기에 보는 사람 낯이 다 뜨겁다.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3년 5개월 만에 '월드클래스'의 귀환을 알렸으나, 무대 밖 현실은 숫자의 늪에 빠진 한 편의 촌극이었다.
지난 21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다섯 번째 정규앨범 '아리랑(ARIRANG)' 발매 기념 공연을 앞두고 경찰은 최대 26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경찰 6700여 명을 비롯해 서울시는 2600명, 소방은 800명, 서울교통공사는 400명, 행정안전부는 70명 등 무려 1만 명이 넘는 대규모 공무원 인력을 현장에 투입시켰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서울시 실시간 인파 데이터와 경찰의 비공식 추산치는 약 4만~4만 8000명에 불과했다. 애초 예측치의 5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씁쓸한 성적표다. 때문에 공무원들을 과도하게 동원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고, 이날 광화문 광장을 지나가는 일반 시민들까지 몸수색을 해 더 큰 논란이 됐다.
빗나간 예측의 대가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됐다. 26만 명이라는 허수에 갇힌 관계 기관들은 인파 관리를 명목으로 광화문역, 시청역 등 인근 주요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시켰다. 또한 광장을 지나는 일반 시민들조차 31개 게이트에 설치된 금속탐지기를 거쳐 가방 속 깊은 곳까지 샅샅이 수색 당하는 기막힌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실제로 공연 당일 접수된 74건의 112 신고 내용을 살펴보면 인파 밀집에 대한 우려보다는 교통 통제로 인한 불편과 소음에 대한 항의가 대부분이었다. 과도한 통제가 오히려 시민들의 일상을 옥죄었다는 방증이다.
결국 경찰 측은 지난 23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입을 열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우리가 26만 명이라고 이야기한 건 숭례문까지 인파가 차면 26만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전 대응은 부족한 것보단 과한 게 맞지 않나"라며 "중동 사태도 있어서 이번 행사는 안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테러 위협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던 부분이고, 시민들이 많이 불편하시긴 하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수요 예측 실패로 막대한 행정력을 낭비해 놓고 이를 '철저한 대비'로 포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여기에 소속사 하이브의 무리한 숫자 부풀리기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찰이 현장 인파를 4만 명대라고 짚어내는 와중에도 하이브 측은 "당사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산한 결과, 내·외부 합계 10만 4000명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티켓 예매자수, 통신 3사, 알뜰폰 이용자, 외국인 관람객 수 등을 종합한 추정치다"라며 10만 대 숫자를 고집했다. 10만 명이라는 인원이 아니더라도 방탄소년단 공연은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는 무대였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추산 인원에 이토록 집착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얄팍한 숫자 놀음 속에서 큰 불편을 감내해야 했던 시민들만 남은 어수선한 축제가 됐다. 방탄소년단의 대체 불가한 진가는 억지로 부풀린 숫자가 아니라 무대 위에서 증명된다는 사실을 이 유난스러운 판을 짠 관계자들만 몰랐던 셈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08/0003419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