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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월급쟁이 세금만 그렇게 늘었나요? 이유 좀 압시다 [근로소득세 논쟁②]

무명의 더쿠 | 15:33 | 조회 수 1290

최고치 경신한 근로소득세
2025년 68조4000억원 기록
10년 만에 152.4% 증가해
같은 기간 법인세 88.0% 늘어
근로소득세 완화 필요성 커져
감세 정책이 상책일지는 의문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025년 근로소득세로 걷은 세금은 68조4000억원에 달했습니다. 2024년 61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도 12.1% 더 늘면서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런 증가세가 사실 새삼스럽진 않습니다. 관련 통계를 볼까요?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015년 근로소득세는 27조1000억원이었습니다.

 

이후 2016년 30조원대, 2020년 40조원대를 차례로 돌파한 근로소득세는 2022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22년 57조4000억원, 2023년 59조1000억원, 2024년 61조원, 2025년 68조원 순으로 말이죠. 지난해를 기준으로 삼으면 근로소득세는 10년 만에 152.4% 늘어난 셈입니다.

 

 

■ 왜 근로소득세만 = 근로소득세의 증가세가 얼마나 가파른지는 법인세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45조원이었던 법인세는 지난해 84조6000억원으로 88.0%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근로소득세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경기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법인세가 줄어든 주요 원인은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 때문이었죠.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과세표준 전 구간에서 1%포인트씩 낮췄습니다.

 

이렇게 법인세는 줄고 근로소득세는 늘었으니, 국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몰라보게 커졌습니다. 2015년 12.4%였던 총국세 대비 근로소득세 비중은 2025년 18.3%로 5.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반대로 총국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7%에서 22. 6%로 1.9%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죠. 경기 침체 국면에서 근로소득세가 안정적인 세원 역할을 한 셈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감세정책으로 기업들이 세제 혜택을 만끽할 때 직장인의 유리지갑은 탈탈 털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경기 침체에도 근로소득세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부의 일관된 설명은 이렇습니다. "근로자가 늘고 임금이 높아진 것이 근로소득세 증가로 이어졌다."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근로소득세가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선 2022년 1569만2000명이었던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1663만6000명으로 94만4000명 증가했습니다.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도 늘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이하 11월 기준) 378만5000원이었던 상용근로자 1인당 명목임금은 2023년 393만원, 2024년 402만7000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420만1000원을 기록했습니다. 3년 사이에 상용근로자가 6.0% 증가하고 임금이 10.9% 늘어난 게 근로소득세가 증가한 요인이었다는 겁니다.

 

 

■ 실질임금 제자리인데 = 사실 근로소득세의 구조가 월급이 오를수록 세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주장이 틀린 건 아닙니다. 그런데도 월급쟁이들의 불만을 토로하는 덴 이유가 있습니다. 명목임금과 실질임금이 완전히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실질임금은 물가상승분을 제거한 임금입니다.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죠.

 

일례로 연봉 5000만원(명목임금)인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해볼까요. 만약 물가가 10% 오르면 연봉 5000만원의 구매력은 500만원 줄어든 4500만원이 됩니다. 하지만 근로소득세는 연봉 5000만원에 매깁니다. 물가가 올라 구매력은 줄어들었는데 세금은 다 떼어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는 셈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지난해 11월 기준 337만4000원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328만7000원에서 2.6%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상용근로자의 명목임금이 10.9%(378만5000원→420만1000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치입니다. 더구나 근로소득세는 이 기간 57조4000억원에서 68조4000억원으로 19.1% 증가했습니다. 실질소득은 제자리인데 월급쟁이의 세부담만 커진 겁니다.

 

 

■ 근로소득세 감세 논의 = 이 때문인지 근로소득세가 60조원을 넘어선 지난해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세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국세청장)은 지난해 3월 열린 토론회에서 "물가 상승으로 명목 소득은 증가하지만 실질 소득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대기업과 초부자 감세에 따른 '세수 펑크'를 월급쟁이의 유리 지갑으로 메우는 형국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근로소득세의 완화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 12월엔 당대표 직속 기구인 '민주당 월급방위대'를 출범시키기도 했습니다. 월급방위대는 월급쟁이에게 적용하는 불리한 조세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치한 비상설 특별위원회입니다.

 

근로소득세를 직접 언급한 일도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입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월급쟁이가 봉이냐'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물가는 계속 올랐는데 근로소득세 기본공제는 2009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린 후 16년째 유지돼 사실상 '강제 증세'를 당한 셈이다. 근로소득세 기본공제를 현실화해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지켜내고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정책이 시급하다.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형평성의 문제다."

 

이런 기조는 지난해 치러진 21대 대선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직접적인 감세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소득세 체계를 가족친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부단위 과세표준'을 신설해 부부합산에 따라 누진 과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는 겁니다. 더불어 각종 비과세와 공제 항목도 정비하겠다는 계획도 공약으로 내놓았습니다.

 

 

■ 감세 부메랑 따져봐야 =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정부의 정책을 마다할 국민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 감세의 효과가 누구를 향하느냐입니다. 섣불리 감세를 꾀하면 서민이 아닌 고소득층만 혜택을 누릴지 모릅니다.

 

2022년 윤 정부가 단행한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상향조정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정부는 소득세 6% 적용구간을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15% 적용구간은 1200만~4600만원 이하에서 1400만~5000만원 이하로 조정했습니다만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건 연봉 1억원대 고소득층이었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2022년 과세표준 구간 상향으로 총급여 3000만원인 직장인의 소득세가 8만원 줄어들 때 총급여 5000만원은 18만원, 7800만원은 54만원의 감세 혜택을 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소득이 적으면 납부세액이 적어 감세액이 크지 않지만 감소율은 크다"고 밝혔지만 이를 두고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들끓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6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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