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규제하자 2년 만에 61% 늘어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은 자산가 고객들을 모아 도쿄 현지로 임장을 다녀왔다. 사진은 도쿄 시내 건물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는 모습. /신한은행 제공
해외 부동산 투자 자문·중개 업체 ‘클라우드’는 최근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출발하는 도쿄 임장(현장 답사) 투어를 했다. 항공권, 숙박, 현지 교통비 등 비용이 249만원이었는데, 40~50대가 20명쯤 신청했다. 황순철 대표는 “최근 몇 년 새 뉴욕, 하와이 등 영미권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본 등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 연 1박 2일 도쿄 부동산 투어에도 자산가 고객 7명이 참가했다. 현지 전문가들의 투자 세미나를 듣고, 도쿄 인기 지역의 수익형·주거용 매물 4~5곳을 둘러봤다. 투어를 기획한 양종욱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해외 부동산은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도 투자 문의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해외 부동산 취득 송금 7년 만에 최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양수(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부동산 취득 목적 해외 송금액은 5억9050만달러(약 8800억원)에 달했다. 2018년(6억259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최고액이다. 최근 가장 적었던 2023년(3억6680만달러)과 비교해 2년 만에 61% 급증했다.
이를 두고 한국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가 생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2024년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최근엔 다주택 양도세 중과 부활 등 다주택자 대상 규제 강화가 예고돼 있다. 그러나 해외 부동산은 한국 주택 수 합산에서 빠져 다주택자 중과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담이 없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며 부동산 전망이 한국보다 밝아졌다. 이덕수 한화생명 부동산 전문가는 “요즘 서울 강남권 임대 수익률이 연 1~3%로 낮아 자산가들의 해외 투자 관심이 높다”고 했다.
“서울보다 도쿄 아파트가 싸”
해외 부동산 투자도 기본적으로는 시세 차익을 노린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의 ‘2025년 수도권 신축 분양 맨션(아파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의 신축 분양 맨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21.8% 오른 1억3613만엔(약 12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인 약 15억원보다 낮다. ‘강남 아파트보다 도쿄가 싸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얘기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 연 도쿄 부동산 투어에서는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현지 법인 SBI은행과 현지 회계사무소 전문가들이 투자 세미나를 열었다. /신한은행 제공
또 2022년 들어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로 내려오고 2024년 한때 8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엔저가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원화의 구매력이 커졌다. 지난 1월 도쿄에 3억원짜리 연립주택을 산 전업 투자자 A(59)씨는 “현재 월세를 받고 있고, 추후 시세 차익과 함께 엔화 환율이 오르면 환 차익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신축 분양 대행업을 하는 데니스 팜 코비레 대표는 “베트남은 한국 기업이 건설한 건물이 많아 투자에 심리적 장벽이 낮고, 미국이나 일본보다 부동산 가격이 저렴하다”고 했다.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투자 양도세는 이중 과세 방지를 위해 현지에서 납부한 세금은 제하고 나머지를 국내에서 낸다. 그런데 해외 부동산은 한국 주택 수와 합산하지 않아 절세에 유리하다.
유의할 점도 있다. 이환주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센터장은 “해외 부동산 투자는 까다로운 현지 법률과 세금 문제를 챙겨야 하고, 임차인 관리를 직접 하기 어려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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