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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철없고 개념없는 시동생이 짜증나서 한마디 했는데

무명의 더쿠 | 10:38 | 조회 수 50025
울 남편이랑 6살 차이나는 29살 시동생. 


결혼하기 전 처음 시동생을 봤을 땐 정말 넉살 좋고, 애교가 많은게 딱 막내아들 티가 났습니다. 


그 때도 형수님~형수님~하면서 마치 누나한테 애교를 부리듯이 하길래 전 내심 부담스러우면서도 저를 형수로 인정해주고 환영해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좋게 생각했습니다. 


먼저 제 남편 형제는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어릴 때는 아니고, 성인이 되고 나서 돌아가셨는데, 그 후로 시동생은 남편을 거의 아빠처럼 의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 남편은 엄~청 순하고 소심한 성격이라 동생이 응석을 부려도 다 받아줘요. 둘다 남자다운 거랑은 전혀 거리가 멀다는 건 똑같은데, 성격의 특색이 달라요. 


남편=좋게 말하면 착한데, 나쁘게 말하면 소심하고 우유부단함


시동생=좋게 말하면 밝고 애교 많은데, 나쁘게 말하면 철없고 뇌가 꽃밭같음


갈수록 이 밝고 넉살 좋은 성격이...점점 무개념으로 느껴지고 있어요. 나이라도 어리다면 모를까......툭하면 저희 집에 연락 없이 찾아와서


"형수님~~저 밥 주세여!"

"형수님~~이거 나 주세여!" 

"형수님~~이거 세탁기에 돌리면 안된다는데 할 줄 몰라서 가져왔어여, 형수님이 빨아주세염^^"


이러는데, 거의 일주일에 서너번은 저희 집에 와서 해맑게 웃으면서 형수님이 해주는 김치찌개 먹고싶다며 밥 얻어먹으러 오고, 우리집 물건 중에 맘에 드는 게 있으면 가져가고 싶어하고, 가끔 빨래까지 해달라 하니, 저희 집 생활비가 조금씩 더 증가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가끔은 밥 하는 중에 찾아오면 정말 밥풀 묻은 주걱으로 그 해맑은 표정짓는 뺨을 때리고 싶기도 해요;; 이 밥풀이나 먹으라고ㅡㅡ


뿐만 아니라 평상시 언행 같은 것도 마치 엄마나 친누나한테 하듯이 솔직해요. 형수니까 조심해야지 하는게 없는 것 같달까요. 어? 형수님, 옷 사이에 뱃살 나왔어여ㅋㅋㅋ이런거...아쒸


제가 한번은 남편에게, 당신이 형이니까, 동생에게 이렇게 결혼한 형 부부한테 자꾸 찾아와서 이러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좀 가르쳐줘라, 라고 말했는데도 소용없어요. 할말 잘 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그래서 결국 제가 직접 동생에게 충고하듯이 말했죠. 


"도련님, 형이 말을 못하니까 제가 말할게요. 원래 친형제끼리도, 심지어 인척간에도 예의를 지켜야 하는거예요. 올 때도 연락을 하고 와야 돼고, 도련님이 평소에도 밥 해달라, 뭐 달라 하는 게 정말 많았는데, 그것도 정도껏 해야 되는거예요. 심지어 저는 친누나가 아니라 형의 아내잖아요? 그러니까 조심해야 될 부분도 있는건데, 그 나이 됐으면 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아야죠." 


(호칭은 제가 처음엔 도련님이란 말이 안 내켜서 삼촌이라 불렀다가, 시동생이 직접 "형수님, 검색해보니까 삼촌은 조카가 부르는거고, 형수님은 제게 도련님이라 불러야한댔어여~" 라고 하길래 결국 할말이 없어서 도련님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랬더니 시동생이 울상을 지으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저눈~형수님이 옛날 우리 엄마처럼 편하니까 그랬는데ㅠㅠ그럼 안돼여?ㅠㅠ"


저는 여기서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제 친동생도 안 챙겨봤는데 자길 챙겨달라는 어필을 이렇게 합니다;;


제가 쓴소리 한번 했다고 또 시무룩해지니깐, 이게 제가 또 나쁜 형수가 된거 같은거예요. 그로부터 며칠간은 저한테 삐졌는지 안 오는데, 저도 주기적으로 듣던 초인종 밖의 "형수님~형수님~"하는 소리가 귀에 안 울리니 허전한 느낌? 그런 것도 좀 드네요. 


전 나름대로 남편도 휘어잡고 남에게도 할말 다 할 수 있는 성격이라 자부했는데, 시동생이 이렇게 되니까 괜시리 맘 약해진 걸 보면 미운정이 든 건지......그냥 맘 독하게 먹고 지나가는 게 상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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