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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도' 열 펄펄 끓어도 일하다 숨진 유치원 교사... "병가는 언감생심"

무명의 더쿠 | 04:00 | 조회 수 2423

부천 유치원 교사 사망 사건에

교원단체들 한목소리
"유치원 교사 인력난 해결해야"

경기 부천의 20대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리고도 사흘간 출근하다가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유치원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유족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원본보기

경기 부천의 20대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리고도 사흘간 출근하다가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유치원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유족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경기 부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리고도 출근했다가 숨진 사건을 두고 교원단체가 교육당국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비극의 배경에는 사립유치원의 고질적인 인력난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고인이 독감 확진 이후에도 사흘간 출근해 아이들을 돌보다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교사가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단면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던 20대 교사 A씨는 1월 27일 B형 독감을 확진받았으나 대체 인력이 없어 같은 달 30일까지 사흘간 출근했다. 고인은 가족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열이 안 떨어져 눈물 난다"며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이 39.8도까지 오르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30일 조퇴를 하고 다음 날인 31일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당일 오후 중환자실로 옮겨진 A씨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2주 만인 지난달 14일 폐손상 등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교원단체는 일제히 인력난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유치원은 교사 한 명이 빠질 경우 즉시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구조라 사실상 병가 사용이 제한되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교총은 "교육청 차원의 보결교사 인력풀을 상시 운영하고 보결 전담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교원의 희생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교육당국은 '아파도 교실에서 죽어라'는 말이 상식처럼 통용되는 유치원의 비정한 현실을 즉각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상황에서 교사의 병가 사용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실효성 있는 대체 인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유치원 교사의 건강권은 곧 아이들의 안전과 직결된다"며 "아픈 교사를 교실에 세우는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교육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치원 측은 "1월 28일 (A씨 반에) 보조교사를 배치했고 29일에는 A씨가 괜찮다고 해서 보조교사를 배치하지 않았다"며 "30일에는 A씨가 교실에서 체온계로 체온을 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유치원에서 먼저 조퇴를 권고 했고 실제 조퇴가 이뤄졌는데, (숨지는) 일이 벌어져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유치원에서 병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오늘(20일) 해당 유치원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하는 한편 향후 사립유치원연합회 등 의견을 청취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20626?type=editn&cds=news_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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