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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일가족 참변…아이들 결석·신고에도 당사자 거부로 못 도왔다

무명의 더쿠 | 17:14 | 조회 수 2117

복지 발굴·학교 신고에도 당사자 거부와 '신청주의'에 가로막혀
전문가 "거부는 중단 사유 아닌 위험 신호…개입 자동 강화 필요"

울산의 한 빌라에서 30대 가장과 미성년 자녀 4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참변에 앞서 학교와 지자체를 통해 여러 차례 위기 신호가 감지됐으나, 당사자의 거부와 복지 제도의 '신청주의' 한계에 부딪혀 끝내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A 씨와 그의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앞두고 이 가정엔 곳곳에서 위험 징후가 나타났다. A 씨는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로 발굴돼 지자체의 관리를 받아왔다. 그는 12월까지 긴급 생계·주거지원비 806만 원과 각종 생필품, 식료품 등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아내가 교정 시설에 수감되면서 A 씨가 홀로 생후 5개월 영아 등 네 아이를 양육하게 돼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당시 A 씨 가구의 수입은 아동수당과 부모 급여 등 월 140만 원 남짓이 전부였다. A 씨가 건강보험료 100여만 원을 체납하자, 행정복지센터는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가정을 방문해 차상위계층 지정과 한부모 가정 지원 등 사회 복지 제도를 안내했다. 그러나 A 씨는 번번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신호는 학교에서도 감지됐다. 지난 1월 5일 첫째 딸이 초등학교 예비 소집에 불참하자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단순 연락처 오류로 파악하고 학대 정황은 없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두 달 뒤인 이달 6일에도 담임교사가 "아이가 나흘째 무단결석해 안전이 우려된다"며 재차 신고했다.

이에 경찰과 울주군 전담팀이 현장에 나갔지만, 외상 등 뚜렷한 학대 흔적은 찾지 못했다. 당국은 A 씨가 생활고를 호소하자, 복지 지원을 안내한 뒤 지자체에 인계했다.

 

결국 가장 큰 걸림돌은 당사자가 직접 나서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 복지의 벽이었다. 위기 징후를 거듭 확인한 행정복지센터가 가정을 방문해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독려했으나, A 씨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근본적인 지원 시스템은 끝내 가동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극이 일선 실무자의 소극적 대응이나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닌, 구조적 시스템의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김민경 삶과 그린 연구소장(사회복지학 박사)은 "다자녀 양육, 무소득, 아동의 장기 결석 등이 중첩된 상황에서 보호자의 서비스 거부를 개입 중단의 근거가 아닌 중대한 '위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며 "아동이 포함된 고위험 가구의 경우 보호자의 선택보다 아동의 생존권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동의 기반 서비스에서 '보호 기반의 비자발적 개입'으로 전환하는 판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행정복지센터에 과도한 업무가 집중된 현 구조에서 현장 실무자에게만 결과론적 책임을 묻는 것은 방어적 행정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또 다른 사각지대를 양산할 뿐"이라며 "당사자의 서비스 거부 여부와 무관하게 위험 수준에 따라 개입이 자동으로 강화되는 체계, 아동 포함 위기 가구에 대한 직권 개입 및 긴급돌봄 전환의 법적 제도화, 교육·경찰·보건·복지 간 공동 대응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836888?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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