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엄마 몰래 환각 파티… 청소년 'OD' 유행 뒤엔, 캐묻지 않는 '창고형 약국'
3,681 48
2026.03.18 11:15
3,681 48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20060

 

10대들, 창고형 약국서 수면유도제 대량 구매
"약사와 상담 안 해도 돼" "의심 안 받고 간편"
오남용 및 자해 위험... "관리 기준 마련 시급"

1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 약국에 수면유도제 등 일반의약품이 대량으로 진열돼 있다. 권정현 기자

1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 약국에 수면유도제 등 일반의약품이 대량으로 진열돼 있다. 권정현 기자

"이것저것 많이 사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아요."

울산에 사는 이모(15)양은 최근 수면유도제를 구하기 위해 버스로 1시간가량 떨어진 창고형 약국을 찾았다. 대부분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들이라, 원하는 만큼 넉넉히 손에 넣었다. 이양은 "동네 약국은 미성년자에게 수면유도제를 아예 판매하지 않거나 왜 구매하는지 꼬치꼬치 캐묻는다"며 "창고형 약국은 대형 마트 같은 분위기여서 의심의 눈초리를 덜 받고 약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양이 '약국 원정'까지 감행한 건 이른바 'OD' 때문이었다. OD는 약물 과다 복용을 뜻하는 'OverDose'의 줄임말로 종합감기약, 수면유도제, 진통제 등 일반의약품을 한꺼번에 몇 십 알씩 복용해 마약처럼 환각을 경험하는 행위를 뜻한다. 신체 기능뿐 아니라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환각 경험담을 인증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처럼 유행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OD 확산에 특히 창고형 약국이 일조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청소년들에게 약물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약국은 OD 문제가 대두되자 구매자 연령 확인 등을 강화해 청소년들이 약을 사기 어려워졌지만, 창고형 약국은 소비자가 진열대에서 직접 약을 골라 담는 방식인 데다 약사가 증상 확인과 복약 상담도 하지 않아 아무 제약 없이 약을 구할 수 있다. 창고형 약국이 의약품 오남용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된 셈이다.
 

기자가 1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 약국에서 구매한 수면유도제 등 일반의약품 일곱 상자. 전체 70정으로 적지 않은 양이지만, 구매 시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았다. 권정현 기자

기자가 1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 약국에서 구매한 수면유도제 등 일반의약품 일곱 상자. 전체 70정으로 적지 않은 양이지만, 구매 시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았다. 권정현 기자

실제로 기자가 10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창고형 약국을 찾아가 수면유도제(10정) 일곱 상자를 계산대에 올렸더니 약사는 구매 목적에 대한 질문도 없이 결제를 진행했다. 매장 내부에는 안내를 담당하는 약사 2명과 판매를 담당하는 약사 4명이 있었으나 복약 지도는 소비자가 먼저 문의하는 경우에만 이뤄졌다. 진열대에 놓인 일부 수면유도제 가격은 한 상자에 2,000원을 넘지 않아 청소년이 구매하기에도 부담 없는 수준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약물 구하기가 쉬워지면 OD뿐 아니라 자해나 자살 시도도 한층 쉬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3년 전부터 가족 갈등으로 자해 충동을 겪은 서모(19)씨는 "일반 약국은 약사와 대면해야 하지만 창고형 약국은 눈치 보지 않아도 돼 좋다"며 "수면유도제 복용량이 점차 늘면서 다른 약과 술을 함께 먹고 횡문근융해증으로 3주간 입원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학업과 가정 폭력 문제로 약물 과다 복용을 시작했다는 A(16)군은 "창고형 약국이라도 너무 많이 사면 의심을 살까 봐 여러 번 나눠 계산했더니 별말 없더라"고 설명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모(경기 용인시·45)씨도 "아이가 엑스(옛 트위터)에서 정보를 얻어, 용인에서 서울 마포구에 있는 창고형 약국까지 가 수면유도제를 여덟 박스 구매했다"며 "키도 150㎝대 초반이라 누가 봐도 어린 학생인 아이에게 판매했다는 게 괘씸해 약국에 전화로 항의했지만, 판매 여부조차 제대로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지난달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랜드 내에 개점한 창고형 약국 메디킹덤약국을 찾은 고객들이 진역대에 쌓인 건강기능식품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랜드 내에 개점한 창고형 약국 메디킹덤약국을 찾은 고객들이 진역대에 쌓인 건강기능식품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중략)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에 오는 청소년 상당수가 약물을 과다 복용한 경우"라며 "일반의약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취약한 청소년들에게 큰 위험 요소"라고 짚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를 받은 10대 환자는 2020년 1,375명에서 2024년 1,918명으로 약 40% 증가했다.

청소년의 의약품 구매를 제한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국회에도 창고형 약국 규제 법안 6건이 발의돼 있으나, 모두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은 청소년에게 특히 유혹적이기 때문에 오남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큰 만큼, 엄격한 관리 기준과 규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4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이글립스X더쿠🌸] 더 가볍고 더 여릿하게💗이글립스 베어 블러 틴트 체험단 모집 352 04.17 61,64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68,67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208,00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52,03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514,96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94,68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43,9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55,7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0 20.05.17 8,669,67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9 20.04.30 8,554,64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83,31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47782 유머 사람마다 최애가 갈리는 세일러문 외행성....gif 1 11:53 45
3047781 기사/뉴스 자율주행 트럭 6월 투입 3 11:51 257
3047780 이슈 의외라는 췌장암 걸릴 확률 높이는 위험 요인 12 11:51 1,204
3047779 유머 양상국 이상형 발언에 숙연해진 술자리ㅋㅋㅋㅋㅋㅋㅋ 3 11:51 652
3047778 기사/뉴스 서인영, 돌아가신 친모 떠올리다 오열 "화장터 들어간 母 보며 다시 살아야겠다 결심"(유퀴즈) 11:50 227
3047777 유머 강아지랑 커플머리💇‍♀️ 1 11:50 117
3047776 유머 이 동그란 떡은 뭐죠? 11:49 359
3047775 유머 @: 엄마가지금이8시라고할때사실은7시21분인상황을지칭하는독일어단어없음? 1 11:49 364
3047774 유머 인간은 누구나 천부적 재능을 하나씩 타고 난다고 한다 5 11:48 670
3047773 이슈 코첼라에서 목격된 마크 11:47 850
3047772 이슈 한달동안 이스라엘에게 공격받으면서 완전 초토화 된 레바논 2 11:46 513
3047771 이슈 오늘 새벽 어떤 토트넘 선수의 바보같은 짓이었다고 평가받은 행동 13 11:46 937
3047770 이슈 궁에서 신분이 높은 분들에게 썼던 극존칭들 (마마, 마노라, 자가, 마마님) 6 11:45 624
3047769 이슈 윤아 얼빡 잡고 와우 요난리 1 11:45 302
3047768 기사/뉴스 이주연 “男 아이돌그룹 마다 한명씩 날 PICK” (‘전참시’) 7 11:44 1,087
3047767 유머 엄마 때문에 깜짝 놀란 아기 물범 11:44 201
3047766 유머 영국 켄트주에 있다는 800년 된 참나무 5 11:44 716
3047765 이슈 케톡에 올라온 강유미와 이수지의 차이점.jpg 11:43 895
3047764 유머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애교쟁이 고양이😻 11:43 173
3047763 유머 포메라니안에게서 늑대의 흔적이 보이시나요? 1 11:43 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