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 ‘부당해고’ 판정에 형사사건도 ‘혐의없음’ 처분
‘1군 건설사’ 디엘(DL)건설이 추진하던 사업에서 ‘미분양’ 등 손해가 발생하자 해당 사업팀에서 일하던 실무자들을 해고하고 형사고발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최근 수년간 지방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찬바람으로 대규모 손실에 직면한 건설업계에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디엘건설은 개발사업팀과 주택사업팀의 담당 팀장(부장)을 비롯해 대리까지 총 7명을 지난해 1월과 5월에 무더기로 징계해고했다. 2020년께부터 부산, 경남 거제, 인천 청라동 등에서 진행된 사업 8개의 수주 등 과정에서 사업양수도 대금 검증 부족, 시행사와의 허위 용역계약 체결 등으로 중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다.
해고자들은 징계사유로 지목된 행위에 회사의 업무 매뉴얼에 따라 재무팀, 리스크매니저(RM)팀, 담당 임원 등에 사전 보고를 거친 일이라고 해명한다. 지난해 디엘건설에서 해고된 ㄱ씨는 “디엘건설은 구멍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1원 한장도 사업팀 마음대로 쓸 수가 없다”며 “의사결정에 참여한 유관부서와 결재권자 등은 한명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해고자 7명 가운데 6명은 지방노동위원회 또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실무자들의 경미한 실수는 일부 인정되지만 ‘해고’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결론이었다. 이들 판정서를 보면 노동위원회는 “사업을 추진할 때 4회에 걸친 회의를 모두 통과해야 사업 추진 승인이 이뤄지고 그중 2회는 회사 임원 또는 그룹사 임원이 참석하는 리스크매니저 회의이므로 사업 수지 검토 업무가 근로자만의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고자 중 1명은 지노위 단계에서 해고가 정당했다는 판정을 받았고 중노위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디엘건설은 해고자 7명 가운데 4명을 업무상 배임, 횡령, 사기,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까지 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양수도 대금 등을 산정하면서 검증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시행사와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했다는 등의 혐의다. 그러나 지난해 경찰은 ㄴ씨를 포함한 피고소인 4명과 관련한 사건도 모두 무혐의로 불송치했다. 디엘건설 이의신청으로 검찰 단계에 갔지만 모두 불기소 처분됐는데, 회사는 재차 불복해 항고장까지 제출한 상태다. ㄴ씨는 “20년 넘게 회사 다니면서 수주공로상도 받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는데, 회사가 집요하게 형사고소까지 한 게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다. 해고자들은 회사가 건설 경기 침체기에 벌어진 경영상 실패 책임을 실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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