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연 홍익대 교수,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법률로 명칭 바꿀 수 있는 국가행정기관일 뿐
단순한 명칭에 구속돼 헌법정신 일탈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초선의원 34명과의 만찬에서 "헌법에 '검찰총장'이라는 명칭이 있는데, 어떻게 검찰총장을 공소청장으로 바꿀 수 있느냐"의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헌법학적 시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견해는 학설상 '다른 견해'로 존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틀린 의견으로서 교정되어야 할 견해이다.
검찰총장은 법률로 그 명칭을 개정할 수 없는 헌법기관인가? 아니다. 검찰총장은 검찰청법상 설정된 법률기관으로서 국가행정기관일 따름이고, 헌법기관이 아니다. 즉, "검찰청법에 따라" 구성된 검찰청의 수장으로서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법률기관이다. 헌법상 행정각부의 하나로서 법무부 산하에 설립된, 중앙행정기관 부·처·청 중에서 "청"의 기관일 뿐이다. 검찰개혁으로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제정된다면, 검찰총장이라는 국가행정기관은 없어지고, 공소청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헌법상 보다 상위기관인 행정각부도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 기존에 있었던 일개 행정부의 장이라는 명칭도 없어지는데, 행정각부의 하나인 법무부 관할의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제정된다면 "청"의 장이라는 명칭이 사라진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헌법은 기본적으로 헌법소송법의 준거가 되는 실체법이지만, 헌법에도 실체법의 규정이 있고, 절차법의 규정이 있다. 헌법에서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절차에서, 그 임명 사안을 국무회의의 심의사항으로 하고 있다(헌법 제89조 제16호). 단순히 임명절차의 한 과정으로서 국무회의의 심의사항 중에 거명된 검찰총장을 헌법기관으로 한다면, 헌법 제89조 제16호에서 거명된 국립대학교 총장과 대사 및 국영기업체관리자도 헌법기관이라 해야 할 것이다. 검찰총장은 국무회의의 구성원도 아닐 뿐만 아니라, 국무회의 규정상 필수적 배석자의 지위도 가지지 아니한다.
개별 헌법규정을 체계적인 헌법학을 통하여 이해한다면, 검사와 달리 검찰총장은 헌법실체법을 구성하는 헌법기관이 아니다.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의안은 의결사항과 보고사항으로 구분되는데, 검찰총장 임명안은 국립대학교 총장과 대사 및 국영기업체관리자와 같이, 차관회의나 차관회의의 개회일 3일 전까지 행정안전부에 제출하여야 할 의안도 아니다.
만약에 검찰총장이라는 법률기관을 법률의 개폐로서도 그 명칭을 폐지할 수 없는 헌법기관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면 국회가 공소청법을 제정하면서 공소청장은 "기존의 검찰총장으로 본다"라는 간주규정을 두어,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권자가 해결하면 된다.
'검찰총장'의 명칭에 대한 논란처럼, 단순한 명칭 단어에 구속되어 헌법정신를 일탈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사형' 조항을 보자. 헌법 제110조 제4항에는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에서도 '사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단심으로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 이는 우리 헌정사를 성찰하여 얻은 헌법규정으로 우리 헌법에서 유일하게 '사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헌법해석론에서는 사형합헌론과 사형위헌론이 대립하고 있다. 사형합헌론이 "헌법이 사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이상, 사형제도가 합헌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설득력이 높지 않은 논리의 비약이다. 헌법에서 사형을 합헌의 형벌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단심으로 할 수 없다는 서술문에서 한 단어로 언급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헌법정책론에서 사형존치론과 사형폐지론에서는 헌법상에 언급되고 있는 '사형'이라는 단어에 더더욱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헌법 제12조 제3항 본문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은 헌법실체법 중의 실체법이다. 따라서 헌법이 정지되는 비상의 경우가 아닌 한, 검사의 존재 자체와 검사의 영장청구 독점권은 헌법개정 없이는 변경을 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헌법 제89조에 따라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 그 절차규정으로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대상으로서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검찰총장은 헌법기관도 아니고 국가행정기관 중에서도 법무무 산하 검찰청의 수장에 불과하다. 따라서 검찰총장은 헌법상 필수 기관이기 때문에 상설기관으로서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거나, 이를 임의로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이 헌법학계의 통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의 예를 들어보자. 군통수권 직무지시체계에서는 군정권과 군령권이 분리되어 있다. 또한 헌법상 군령권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검찰총장을 언급하고 있는 동일한 헌법 조항 제89조 제16호에서 합동참모의장과 각군참모총장이 동시에 규정되어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이는 헌법이 합동참모의장과 각군참모총장의 용어를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대통령-> 합동참모의장-> 각군참모총장으로 이어지는 군령권의 계통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문민통제의 국방체제에서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을 가지지만, "군사전문가로서" 구체적인 군사작전을 지휘•감독하는 군령의 최고책임자는 합동참모의장이고, 합동참모의장의 군령지시계통은 각군별로 참모총장에게 하달된다는 취지가 헌법상 명시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방통합군 체제를 현행 헌법상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합동참모본부의 합동참모의장을 국방참모의장으로 변경하는 법률안이 좌절된 것을 검찰폐지안에 원용하는 것은 잘못된 비유(false metaphor)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검찰총장의 명칭에 관한 헌법적 소신은 교정되어야 한다. 응원봉에 의한 빛의 혁명으로 이루어낸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가 이같이 잘못된 해석에 의해 왜곡돼서는 안 된다. 정밀한 헌법이해에 근거하자면 공소청법 문제의 요체는 '헌법 적합성'이 아니라 철저한 '개혁 적합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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