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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호르무즈 해협을 놔뒀을까…트럼프가 반복한 푸틴의 실수"

무명의 더쿠 | 12:17 | 조회 수 1096
전쟁이 터지면 적에게도 선택권이 생긴다
 
-필립스 페이슨 오브라이언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
 
image.png "왜 호르무즈 해협을 놔뒀을까…트럼프가 반복한 푸틴의 실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페르시아만,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을 표적으로 보복에 나섰다.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러한 사태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1/5이 지나는 이 수로가 이란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은 군사 전문가들이 수십 년간 지적해 온 사실이다. 하지만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비공개 브리핑에서 해협 봉쇄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해협을 막으면 미국보다 이란이 더 큰 타격을 입으리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는 "전투가 시작되면 적에게도 선택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부는 이 역학 관계를 철저히 무시했다. 미국 지도부는 이란 정권의 생존력과 반격 능력을 얕봤다. 대통령이 스스로 선택한 시점에 개전했음에도, 불과 2주 만에 전쟁은 방향을 잃었다. 미국은 다음 수순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트럼프가 이스라엘과 합동으로 벌인 군사 작전은 압도적인 공군력과 정밀 타격 정보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을 위협할 다양한 수단을 갖췄다. 이란은 주요 저가 항공 드론 생산국이다. 러시아는 지난 4년간 이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란은 해상 드론도 함께 동원한다. 해협에 기뢰를 매설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무기 시스템은 대부분 작고 이동이 쉬워 추적이 어렵다. 공중 순찰을 끊임없이 해도 일부 이란 장비는 감시망을 뚫고 나갈 것이다.
 
미 해군 함정을 보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호위하면 석유 등 핵심 원자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호위함도 위험해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선택지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CNBC에서 "조만간 나서겠지만 당장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해협 무역을 재개할 유일한 방법이 지상군 파병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은 이를 극도로 반대한다.
 
트럼프가 이란과 전쟁을 시작할 때 한 착각은 4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과 똑같았다. 두 사람 모두 자국의 압도적인 무기와 군사 경험이 적의 저항을 짓밟으리라 맹신했다. 미군과 이스라엘군 폭격 직후 공개한 영상 연설에서 트럼프는 이란을 향해 "어느 누구도 미군의 위력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곧 깨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구상 어떤 군대도 미군의 힘과 정교함에 근접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란의 파멸을 선고했다.
 
초기 공중전은 트럼프의 기대대로 흘러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빠르게 이란의 제공권을 장악했다. 원하는 표적은 대부분 타격할 수 있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 대부분을 암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이후, 트럼프의 상황 통제력은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두 달 전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생포하고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권력 승계를 묵인했다. 그만의 정권 교체 방식이었다. 적대적인 지도자만 없애고 독재 체제는 그대로 뒀다. 그는 로드리게스와 그 동맹들의 행동에 환호했다. 그들이 미국의 힘에 굴복해 최소한 순응하는 척이라도 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란 정권은 항복하지 않았다. 최고 지도자가 며칠 동안 비었는데도 끈질기게 반격했다.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로 쿠웨이트 내 미군 등을 타격했다. 미국과 페르시아만 동맹국들은 방공 무기를 소진해야 했다.
 
살아남은 이란 수뇌부는 미국을 공개적으로 조롱하며 저항했다. 하메네이 사망 후 트럼프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이란 차기 지도자가 되리라 착각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가 이란과 함께 그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며 "우리가 그를 선택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란 최고 성직자들은 트럼프를 비웃듯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를 차기 지도자로 뽑았다. 그는 트럼프가 과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평가했던 강경파다. 모즈타바는 첫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써야 한다"고 선언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의 새 지도자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이것이 이란의 군사 작전에 실질적인 지장을 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겪은 뼈저린 교훈을 배우는 중이다. 속전속결을 확신하며 전쟁을 일으킨 지도자는 대부분 적을 얕본다. 아군이 무조건 압도한다는 자만에 빠지거나, 적을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린다. 적의 반격 능력을 무시하는 태도는 과대망상에 빠진 지도자들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참모를 곁에 두고 불편한 정보는 묵살한다.
 
헤그세스 장관은 행정부의 대비 실패를 다룬 CNN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이어 친트럼프 억만장자가 CNN을 인수하면 이런 비판 보도는 사라질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는 "데이비드 엘리슨이 그 방송국을 빨리 인수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미국 국익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미국 동맹국이 고통받고 국제 유가가 치솟는 사이, 이란은 전쟁 전보다 석유를 더 많이 수출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은 엄청난 반사이익을 챙긴다.
 
상황이 악화하자 트럼프 행정부 태도가 돌변했다. 거창한 승리 선언은 온데간데없고 이란을 향해 "경거망동하지 마라"는 절박한 경고만 남발한다. 전략 비축유 방출 입장도 완전히 뒤집었다.
 
기이하게도 미국은 이란 드론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손을 뻗어야 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며 푸틴 입장에 동조해 왔다. 하지만 지금 우크라이나군은 미국 및 걸프 국가들과 협력한다. 저렴하고 효과적인 우크라이나 장비로 값싼 이란 드론을 격추하는 법을 미군에 가르친다.
 
미군은 전투에서 지지 않을 것이며 언제든 원하는 이란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고전하는 이유는 이란 역시 선택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란은 그 선택권을 행사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전혀 예상치도 대비하지도 못한 전략적 난제를 던지고 있다.
 
 
*필립스 페이슨 오브라이언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에서 전략연구학을 강의한다. 전쟁사 전문가다.
 
 
ㅊㅊ-https://www.fmkorea.com/best/9598392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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