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M] '안나 카레니나'…"꼭 옥주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 ★★
오랜 역사만큼 '안나 카레니나'의 첫인상은 '역시'다. 1,800페이지에 육박하는 톨스토이의 장편 소설을 2시간 10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속에 빽빽이 담아냈다. 유일한 아쉬움은 안나와 카레닌의 관계성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것뿐, 굵직한 맥락은 힘 있게 끌고 가며 극 말미엔 안나의 선택과 결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단,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큰 발전이 없는 세트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연 때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직사각형 구조물 네 개와 한 쌍의 계단 구조물을 옮겨가며 시시각각 다른 비주얼을 구현한 것인데, 그간 뮤지컬 특수효과계에 많은 발전이 있었던 만큼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보다 화려하고 볼거리 많은 공연이 완성됐을 테다.
주인공 안나 역을 연기한 옥주현도 이 문제를 피하진 못했다. 13일 오후 공연 기준, 옥주현은 특히나 발성 쪽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관객들마저 불안하게 만든다. 잦은 공연에 컨디션이 떨어진 건지, 혹은 목을 미연에 보호하려 한 건지, 평소와는 다른 비음 섞인 발성으로 몰입도를 확 낮춰버린다. 호흡을 코 쪽으로 몰아 웅얼거리듯 발음하는 탓에 가사 전달력이 낮다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 중 하나다.
그나마 엔딩만큼은 자신의 이름값을 다 해낸다. 이 순간만을 위해 힘을 아껴왔다고 말하듯, 1·2막 동안 쌓아온 답답함을 한 번에 씻어내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표정 연기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힘을 아낀 것이냐는 배신감과 함께,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컨디션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한편 '안나 카레니나'는 오는 3월 29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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