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떠나고 여긴 이제 끝났다”...억만장자들의 도시에서 ‘유령도시’된 두바이
전 세계 슈퍼리치들이 즐겨 찾던 초호화 휴양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단 2주 만에 텅 빈 도시로 변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대규모 탈출 행렬이 이어진 탓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발사한 1700여 발 중 3분의 2 이상이 UAE를 향했다. 이 중 90% 가량은 방공망에 요격됐지만, 일부는 군사기지는 물론 시가지 호텔과 두바이 공항까지 마비시킬 정도의 피해를 입혔다.
두바이의 상징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초호화 저택과 호텔이 밀집한 이곳의 페어몬트 호텔 인근이 드론 공격으로 검은 연기에 휩싸이는 장면은 그대로 생중계됐다. 이로 인해 쇼핑몰과 해변 일대에 인적이 끊겼고, 외국인 관광객과 체류자 수만 명이 본국으로 대피했다.
두바이에서 교장으로 재직 중인 영국인 존 트루딩어 씨는 “고용 중인 100여 명의 영국 출신 교사 대부분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두바이를 영구적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드론 피격 당시 페어몬트 호텔 인근에 있었던 파키스탄 출신 택시 기사 자인 안와르 씨는 “운 좋게 목숨은 건졌지만 당분간 관광 산업이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모두 두바이가 끝났다고 생각해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UAE 최대 도시지만 중동에서도 원유 자원이 부족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인구의 90%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우며 휴양과 소비를 즐기는 슈퍼리치들의 성지로 명성을 쌓아왔다. 연간 관광 수입이 300억 달러(약 44조 원)에 달할 만큼 관광 의존도가 높아 전쟁 공포에 따른 인구 이탈은 두바이 경제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면세 혜택을 누리던 억만장자들까지 본격적으로 이탈할 경우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를 빠져나오려는 발걸음도 분주하다. 항공정보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공습 개시 이후 중동 지역에서 취소된 항공편은 최소 1만 1000편에 달하며, 발이 묶인 여행객은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일반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인 반면, 일부 부유층은 대형 SUV 차량을 동원해 육로로 오만 무스카트(4시간 반)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10시간)로 이동한 뒤 개인 전세기를 타고 탈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우디 리야드발 유럽행 전세기 가격은 최고 35만 달러(약 5억 1,300만 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598824?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