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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외면하는 한국, 국제사회 기준과 거리 멀어"

무명의 더쿠 | 14:00 | 조회 수 1870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07912?sid=102

 

2024년 기준 법무부가 발표한 난민인정률은 1.9%다. 난민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난민인정률이 가장 낮은 국가이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난민 인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내용으로 난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난민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난민의 권리를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 제10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수상하기도 한 난민인권센터의 김연주, 박경주 활동가를 지난 4일 난민인권센터에서 만나 한국의 난민 제도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2026.03.04 난민인권센터 (왼쪽부터) 강진경, 최영란, 김연주, 박경주, 이현주 활동가
ⓒ 참여연대


난센과의 만남, 활동가들의 시작

- 안녕하세요? 각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경주: "저는 2011년부터 난민인권센터(아래 난센) 회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지금 대표님이신 김규환 선생님을 통해 인연을 맺었고, 2016년 서울시 난민보호사업 중 난민인식개선 교육 사업을 담당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희 세대는 계급이나 노동 문제만큼이나 정체성, 인종,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두며 성장했기에 자연스럽게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이후 2020년부터 난센에서 행정 및 회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연주: "저는 2013년부터 재단법인 동천에서 펠로우 변호사로 활동했어요. 당시 제 역할은 난민과 이주민 인권 관련 일이었어요. 그때 난센과 연결해 난민 소송과 구금 사건을 지원하며 현장을 알게 되었습니다. 난민 활동은 변화가 더디고 끝이 없는 길이지만, 조금 더 가까이서 연대하고 싶은 마음에 2015년부터 난센에 합류해 상근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난센의 제10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특별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특별상 수상은 어떤 의미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경주: "난민 문제가 우리 민주주의 내에서 그 위상이 가시화되었다는 점이 가장 기쁩니다. 작년 수상자인 우원식 국회의장께서 격려사를 하셨는데, 저희가 수상 소감에서 난민법 개악 문제를 말씀드리자 '상황이 후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해 주신 것도 의미 있었습니다.

긴 시간 저희가 활동해 온 것에 대한 아주 조금의 보상을 받은 것 같은 마음도 있었고, 오랫동안 묵묵히 지지해 주신 회원들께 큰 위로와 보람을 드린 것 같아 기쁩니다. 난센을 응원하고 후원했던 것이 참 보람되다는 메시지를 여러 곳에서 받았습니다."

김연주: "저도 말씀하신 대로 소수자 중에서도 난민 활동이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의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일임을 사회적으로 확인받은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 난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경주: "2009년 설립된 난센은 올해 18년 차를 맞았습니다. 한국은 난민협약 가입국임에도 정부의 보호가 매우 부족합니다. 저희는 난민의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세 가지 핵심 활동을 합니다.

첫째는 상담입니다. 한국처럼 심사가 까다로운 나라에서 개인이 홀로 박해를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난민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박해 내용 입증 과정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변호사분들과 연계해 소송을 돕기도 합니다.

둘째는 제도 개선과 모니터링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발견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통계를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합니다. 셋째는 인식 확산 활동인데요. 난민 문제를 단순한 시혜나 인도주의적 관점이 아닌, 보편적 인권과 민주주의 관점에서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2025.11.28 '난센 포럼 : 아시아 지역의 난민상황과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에 참여한 참가자 분들과 함께
ⓒ 난민인권센터


전 세계 난민 상황과 한국의 위치

- 그동안 세계적으로 난민들의 상황은 어떠했고, 최근 전쟁과 관련되어 난민들의 규모나 상황의 변화들은 어떠한지도 말씀해 주세요.

박경주: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2년에 한 번꼴로 발표하는 강제 이주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전 세계 강제 이주민은 약 1억 2300만 명에 달합니다. 지난 25년간 이 수치는 한 번도 극적으로 내려간 적 없이 꾸준히 우상향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아프간 사태,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 아프리카 내전 등이 중첩되면서 위기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종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전 세계 분쟁의 신호가 한국으로도 실시간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세계는 불타고 있고, 그 여파는 실재합니다. 흔히 유럽이 모든 난민을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약 70%의 난민을 주변 빈국들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30% 정도를 유럽의 선진국들, 캐나다, 미국 등 북미 국가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동 비율이 여전히 40%를 유지한다는 점이에요."

- 현재 한국의 난민 규모와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경주: "코로나 이전에 1만 3000~1만 4000명 수준을 유지했었고, 계속 최대를 갱신했었습니다. 2018년에도 1만5000명 정도 유지하다가 코로나 때 그 규모가 내려갔고, 코로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즈음인 2023년, 2024년에는 1만 8000명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2025년에 1만 5000명대로 다시 떨어졌고요."

김연주: "2023~2024년에 난민신청의 규모가 늘어난 이유는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그 수가 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난민인정률은 1~2%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OECD 국가 중 이스라엘과 일본을 제외하면 최하위라 할 수 있죠."

박경주: "유럽은 지역적 비호 체계를 갖추고 있어 최소한의 구속력이 존재하지만, 동북아의 한국과 일본은 서로 안 좋은 제도를 모방하는 '방어적 벤치마킹'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두 나라의 난민 인정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합니다."

난민 문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최하위권에 해당

- 난민들의 인권과 보호 차원에서 국제적인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한국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경주: "한국은 네 가지 지표에서 모두 최하위권입니다. 첫째, 현저히 낮은 인정률입니다. 둘째, 난민 복지 지출이 현저하게 낮아요. 총 난민신청자 대비 실제로 주거비나 생계비를 지원하는 숫자가 적다는 거죠.

세 번째는 폐쇄적인 노동시장입니다. 우리나라는 난민신청 후 6개월 이후에나 취업이 가능합니다. 유럽의 경우 4개월 이하로 줄이라고 권고하고 있기도 하고, 어떤 국가는 심사절차만 끝나면 노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거든요. 노동을 할 수 있는 분야나 내용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매우 폐쇄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사람이 자신의 박해 사유를 증빙하기 위해 국가가 어떤 지원을 하는가, 통번역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는가, 변호사의 조력이나 상담을 제도 안에 명시하고 있는가 등을 봤을 때 우리나라는 상당히 저조합니다. OECD 국가 중 지표상 가장 열악한 수준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 OECD 주요 국가의 평균 난민인정률은 30%라고 알고 있는데, 한국은 말씀하신 대로 2% 정도에 불과하다고 알고 있어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경주: "지역적인 비호 레짐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서 강제성이 없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난민들을 대놓고 내쫓고 이런 정도만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갑자기 한국이 난민을 안 받는다고 무역을 끊고 이런 일은 없는 거죠. 뭔가 피해를 볼 일이 없어요. 반대로 난민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해서 10%, 20%대의 인정률을 올린다고 해서 정부로서는 딱히 이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난민 수용의 리스크가 이득보다 크다고 판단하는거죠.

난민 발생이 되는 지역과의 거리 차도 확실히 있죠. 그런데 이 문제는 좀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이 난민 발생 지역하고 한국의 거리가 멀다고 해서 거기에 한국 기업이나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얘기할 수 있는지예요.

시민사회는 한국 기업과 정부가 그 지역의 채굴에 가담하고 있고, 그로 인해서 강제이주 발생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런 수준으로 책임감을 느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다시 말해 난민발생 지역으로부터 거리도 멀뿐더러 세계화된 과정 안에서 여러 방식으로 자원을 착취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문제라는 윤리적 책임과 인식이 없는 거죠. 이 두 개가 맞닥뜨려지는 상황에서 저희가 실질적으로 정부 관계자들에게 듣는 얘기는 '한국에 그렇게까지 진지한 난민이 오진 않잖아요'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말 보호해야 할 난민, 어떤 전형적인 모습을 갖춘 난민은 한국에 오지 않는다고 말해요. 그리고 한국은 애초에 난민 비호를 하려는 큰 의지를 가졌거나 당시에 어떤 사건을 특정해서 난민협약에 가입한 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한 협약 중 하나로 가입을 했었기 때문에 사실 진지하지 않았어요. 이후에도 난민 제도를 인권 보호가 아닌 '치안적 출입국 관리'의 관점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난민보호 의지 자체가 부재하다고 봐야죠."

법무부 개악안과 난민 보호 위기

- 법무부에서 난민인정 철회 사유 추가, 난민재신청자 적격심사 도입 등의 내용으로 난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난민법 개악안의 내용은 무엇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말씀해주세요.

김연주: "법무부가 개악을 추진하는 주요 골자는 세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난민 인정의 취소 및 배제사유를 확대하는 것이에요. 현재 난민법에도 난민인정의 중지조항과 배제조항이 이미 있어요.

예를 들어 전쟁범죄나 평화에 반하는 범죄, 대한민국에 입국하기 전에 대한민국 밖에서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요. 이러한 규정은 난민 보호가 무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는 동시에 그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없는 한 난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 난민법의 원칙을 확인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법무부는 이러한 협약상 기준을 넘어 난민인정 취소나 배제사유를 추가하려고 하고 있어요. 실제 현장에서 정치적 박해를 피해 온 난민신청자들은 본국 정부로부터 '테러리스트' 또는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낙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난민 심사나 소송 과정에서도 출입국 당국이 이러한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위험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배제 사유가 더 확대되면, 난민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안보 위협이라는 낙인을 씌워 자의적으로 난민인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지금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법안은 협약 위반입니다. 법무부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국내에서 범죄 등을 저질렀거나 테러의 우려가 있는 난민들에 대해서 인정을 취소하는 규정들을 두고 있다고 하지만, 많은 국가는 지위 자체를 박탈하기보다는 일정한 권리를 제한하거나, 엄격한 절차와 사법적 통제를 통해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대한 예외를 도입하려는 것입니다. 국제 난민법의 핵심 원칙 중 하나는 강제송환금지(non-refoulement)인데요. 난민을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난민협약 역시 일정한 예외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추방 절차에서 적법절차와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요. 난민협약이 요구하는 절차적 보장에 대한 규정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난민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인 사람이라도 송환이 가능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에요.

실제로 한국에서도 공항에서 난민 신청 의사를 밝혔음에도 정식심사 기회도 보장받지 못한 채 송환되거나 체류 중 갑작스럽게 본국으로 강제송환된 사례를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런 규정이 도입되면 심사가 끝나기도 전에 언제든 난민신청자를 송환시켜 버릴 수 있는 근거로 악용될 수 있고, 이렇게 한 번 송환되면 어떻게 돌이킬 수가 없어 굉장히 우려가 됩니다.

세 번째는 난민 재신청자에 대한 적격 심사 제도 도입입니다. 이건 난민 신청이 한 번 거부된 사람이 다시 신청했을 때 재신청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를 두겠다는 것이고, 만약 이 적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심사의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에요.

이 조항들은 앞서 언급한 규정들과 결합될 경우, 예를 들어 난민 지위를 취소한 뒤 바로 강제송환하거나, 재신청자가 적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즉시 송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우려가 큽니다. 결국 법무부가 추진하는 난민법 개정안은 난민을 보다 쉽게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입법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가 됩니다.

지금도 사실 난민 재신청자에 대해서는 중대한 사정 변경이 없으면 체류 자격을 주지 않고 있어요. 대부분의 난민 분들이 재신청하면 ID 카드를 뺏기거든요. 그러니까 이 중대한 사정 변경 심사가 그 기준 자체도 드러나 있지 않고, 담당 접수 공무원의 재량에 맡겨져있어요.

그리고 대부분은 이걸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서 난민신청자 대부분이 체류 자격 없이 심사 과정을 밟고 있어요. 그런데 아예 심사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버리면 추방될 위험에 바로 놓이게 되는거죠.

반복된 신청을 제한하는 법은 다른 국가들에도 이미 있는 법이기는 한데 사실 기본적인 난민 보호 1차 심사를 통한 보호의 범위 자체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걸 동일선상에서 두고 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박경주: "OECD 기준으로 난민인정률이 20~30%를 하고 있는 나라들이 적격 심사를 도입한다고 하면 그럴 수 있는데 지금 1~2% 받는 나라가 세계 흐름이 그렇다고 해서 이걸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김연주: "난민인정률을 높이고 1차 심사 체계를 제대로 갖춘 이후에는 얼마든지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실제로 재신청 건수가 그렇게 많냐라고 했을 때 2025년은 10%, 2024년은 8% 정도거든요.

모든 제도가 그것을 당연히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텐 데 이 정도를 두고 제도 남용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재신청자는 심사 단계에서 인정받기는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법무부는 이미 한 번 거부했기 때문에 다시 인정하려 하지 않아요. 정말 예외적으로 조력자를 만나 제대로 진술의 기회를 보장받고, 증거들을 잘 번역해 제출하고, 의견서 등이 뒷받침 된 사례에서 인정 또는 인도적체류허가를 받기도 하는데,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재신청자 중에 난민 인정 숫자가 무려 91명,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숫자가 222명에 이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재신청 사례를 가지고 마치 전체 난민신청자들이 제도를 남용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할 우려가 있어요. 전체적인 정부 기조 자체가 개악의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올해 난센도 난민인권네트워크 등 연대하는 네트워크들과 함께 개악을 막는 활동들을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2023.03.21 인종차별 조장하는 난민법 개악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
ⓒ 난민인권센터


- 얼마 전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신임 유엔난민최고대표를 만나 한국 정부가 난민 인권에 대해서도 '글로벌 책임 강국' 비전 아래 난민 위기 대응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2026년 들어서 난민 인권과 보호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계획이나 방안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연주: "유엔난민기구나 공여금에 있어서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보이는데 국내 난민의 인권과 보호를 위한 제도적 계획이나 방안들은 사실 없어요. 어제도 법무부에서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했는데 거기 난민 얘기는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도 예전 외국인정책기본계획 등에는 인도적체류자 처우 개선이라든가, 공항에 구금된 사람들의 별도 출국 대기소를 마련하겠다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없어요."

박경주: "저희로서는 피부로 전혀 느끼지 못해요. 오히려 이 정부의 어떤 합리주의나 실용주의 같은 것들이 난민법 개악으로 발현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현상을 단편적으로 보면 '남용 방지'가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의 열악한 심사 실태를 무시한 합리성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럼, 뭐 100번 신청 기회를 주게? 자를 건 잘라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국회내에도 있어서 난민법 개악안을 통과시킬 여지가 있어 보이는 것이죠. 실제로 저희가 만났던 민주당 의원 몇몇도 그랬습니다."

김연주: "한국의 난민신청자 분들은 난민 신청 과정에서 난민 신청에 대한 상담이나 정보제공이 미흡하고 통번역이나 법률 지원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요. 신청서도 한국어나 영어로 쓰거나 번역해 내야 되는데, 입국해서 비자가 만료되기 전 짧은 시간 내에 아무런 지원 없이 제대로 진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거든요.

접수창구에서도 아무런 안내를 안 하고 있어요. 출입국에서 처음 만난 다른 이주민 분의 언어 도움을 받아 난민신청서를 적어 내기도 해요. 체류연장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해 난민신청서를 기한 내에 접수하고도 출국명령을 받기도 해요.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것들은 이런 부분들이 먼저 개선이 된 다음에 얘기될 부분들이라 생각해요."

박경주: "정부는 한국에는 그만큼 인정할 사람이 없어서 난민 인정을 안 한다는 주장이지만, 사실 아니거든요. 이건 100% 기준의 문제예요. 한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 거의 형사 사건 수준의 입증을 요구하고 있어요.

난민인정심사의 기준이 되는 유엔난민기구의 '난민지위의 인정기준 및 절차 편람'은 난민들의 존재 조건에서 비롯된 완벽한 입증의 불가능성 내지는 자료구비상 특유의 어려움들을 인정하며,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신청인에 유리하게'의 원칙을 적용해야 함을 입증 관련 핵심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어요.

이 점에서 한국 정부나 일본은 매우 잘못된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에요. 거의 형사 사건 수준의 증빙을 요구하고 그걸 통과한 사람들이 인정받는 시스템은 국제기준에서 정말 문제인 것이죠. 따라서 현재 한국의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15~20% 정도의 난민인정률 및 보호율을 유지하겠다'를 기준과 목표로 삼고, 인정률을 그 수준으로 올리는 방식의 해결책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난민 문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 최근 한국에서 이주민/외국인 혐오 문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난민에 대한 인식도 연결되는 부분일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박경주: "난민에 대한 특정한 혐오는 모르겠어요. 최근 몇 년간은 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그 폭력에 대한 예감은 있죠.

2018년에 혐오 세력들이 그렇게 예멘 난민분들 괴롭혔을 때의 그 흐름이 일정 부분 지금은 중국 분들에게 간 것 같고, 그 흐름은 언제든지 난민분들에게 옮겨 올 수 있다는 건 그냥 추상적인 가정이 아니라 경험적인 것이거든요.

그런데 난민에 대한 인종주의 혹은 혐오가 지배적인 형태로 발현되는 건 여전히 제도적인 형태입니다. 시민들의 인식은 2018년 예멘 난민 사태 이후 오히려 성숙해진 것 같거든요. 문제는 정치인들의 발언, 행정을 하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태도, 그리고 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커다란 인종주의적인 기조 같은 것이죠.

가장 우려되는 것은 그들이 기본적으로 난민분들을 의심하고 본다는 것이에요. 저들은 이렇게 좋은 선진국인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것들만 원하고 들어와서 우리를 이용하고, 우리의 안전을 해치고, 한국에 머물러 살고 싶어서 (가짜 난민인 그들이 아니라) 진짜 난민을 보호해야 하는 난민 제도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죠.

전반적인 기조의 구조가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저 사람들이 남용하고 있다, 저 사람들은 진지한 난민이 아니다' 이게 핵심 메시지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정치권은 혐오를 방치하거나, 오히려 표 계산을 위해 이를 정치화하기도 합니다.

(중략)

- 인도적체류자는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 처우가 열악한 상황인데요. 현재 인도적체류자들의 상황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연주: "인도적체류자는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기초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난민협약이 규정한 다섯 가지 박해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고문이나 비인도적인 처우를 받을 위험이 인정되어 한국에 체류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이에요.

한국은 인도적 체류 지위가 상당히 불안정해요. 인도적 체류 지위를 직접 신청할 수 있는 절차가 없고, 난민 신청을 했을 때 법무부가 '난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인도적 체류는 허가한다'라는 방식으로 부여되고 있어요.

사실 고문이나 비인도적인 처우의 위험이 인정된다면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보호가 제공되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마치 정부가 재량으로, 시혜적으로 부여하는 지위처럼 운영되고 있어요.

체류 자격도 안정적이지 않아요. 인도적체류자는 G-1 체류 자격이라는 임시 비자를 받게 되는데, 1년마다 계속해서 연장해야 하고, 연장이 될지 안될지 매번 불확실하므로 장기적인 삶을 계획하기가 어려워요.

또 난민인정자의 경우 특별한 사유로 지위가 취소되지 않는 한 보호지위 자체는 유지되는데, 인도적 체류는 체류 자격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위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취업도 사전 허가를 받아서 해야 하고, 취업 업종 자체도 제한이 없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단순 노무 직종에 머무르는 상황이고요.

그리고 난민 인정자와 다르게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보장제도의 대부분에서 배제되어 있어요. 최근 제도 변화로 인도적체류자가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가 있게 됐는데, 문제는 기초생활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건강보험 가입만 의무화를 시켜놓으니까, 보험료가 너무 과도하게 매달 부과되고 있어요.

저희가 지원하고 있는 사안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19세 성년이 됐다는 이유로 아무 수입이 없는데 세대가 분리되어 별도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어서 그 가정에 지역 건강보험료 두 개가 부과가 된 거예요. 재단법인 동천과 함께 보험료 부과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에서 이러한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또 하나의 큰 어려움이 가족결합이 안 된다는 것이에요. 한국의 인도적체류자 중 상당수가 시리아, 예멘 분들이신데 본국 또는 제3국에 가족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거의 10년을 떨어져서 지낸 상황인데요.

한국에서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가족의 돌봄과 지지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가족을 초청하거나 같이 살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장기간 가족이 분리되어 살아가고 있어요. 이것이 인도적체류자 분들에게 너무 힘든 일이에요.

빨리 개선이 돼야 하는데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정책 권고 결정이 나왔고, 작년에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도 가족결합권을 보장하라는 권고가 나왔는데 아직 정부의 제도개선 움직임은 없어요.

또 하나의 문제는 인도적체류자분들이 장기적으로 정주할 수 있는 경로가 막혀있어요. 과거에는 인도적체류자가 영주권을 취득할 수는 없더라도 귀화를 할 수는 있었어요. 근데 국적법이 개정되면서 영주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 국적을 바꿀 수 있도록 영주권 전치주의가 도입되었어요.

그런데 영주권 취득 경로가 없는 인도적체류자는 아예 귀화, 영주 취득이 다 안 되게 막혀버려서 아무리 한국에 오래 살아도 정주할 수 있는 자격으로 넘어갈 수가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성장한 인도적체류자 청년들이 미래를 계획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너무나 큰 장벽이어서 빨리 개선이 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2025.08.19 난민인권네트워크 주최 세계인도주의의날 기념 인도적체류자권리보장을 위한 증언대회 '머물 수 있지만 살 수는 없는 삶, 인도적체류자의 현실'
ⓒ 난민인권센터


"구금 해제 후 보호소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방치"

- 이주 구금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김연주: "작년에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이주구금 제도에 변화가 있었어요. 그동안은 구금 기간의 상한이 없었다가 개정 이후에는 구금 상한이 생겼어요. 다만 일반적인 구금 상한이 9개월인데, 난민 신청을 한 경우에는 20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되어 작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개정은 과거에 기한 없는 구금이 위헌이라는 판단을 받으면서 이루어진 것인데, 보호를 요청한 난민신청자를 20개월까지 장기 구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과연 헌법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요.

또 하나의 문제는 구금에서 해제된 이후의 상황이에요. 보호소에 있는 분들 가운데 상당수는 난민신청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임금 체불 등으로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떠나지 못하는 분들인데, 구금에서 풀려나더라도 체류 자격이 없어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거든요.

너무 당황스러운 게 구금 해제가 되면 딱 구금 해제된 자정에 보호소 문이 열려요. 당장 이분들이 갈 곳도 없고, 교통비도 없고, 보호소가 대중교통 접근이 어려운 외곽지역에 있어 이동도 쉽지 않아요. 최소한 대중교통이 운행하는 시간에 나오실 수 있도록 조정해 달라 요청하고 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보호시설이 외딴 지역에 떨어져 있으니, 구금에서 풀려난 이후에도 머물 곳이나 연락할 사람이 없는 상태로 사실상 방치되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급하게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을 마련하거나, 당장 머무실 수 있는 쉼터 연결 등을 알아보고는 있지만 민간단체의 자원 자체가 많지 않아서 쉽지 않아요.

저희가 활동하고 있는 이주구금대응네트워크를 통해 구금이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구금하는 방식이 아닌 대안적 제도를 운영하는 해외 사례들도 살펴보고 있어요.

사례 관리를 제공해서 상담과 지원을 통해 출입국 절차를 관리하고, 당사자에게 최소한의 생계와 노동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사례들이 해외에서 운영되고 있고, 이게 출입국 행정이나 비용 측면에서 구금 중심의 정책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많거든요."

박경주: "시민사회도 이런 경험들이 많으면 모르겠는데 이게 다 낯선 문제인 거죠. 그러니까 충분한 시민사회적인 베이스도 지금 한국에 없고, 저희같이 난민 지원하는 단체들 몇 개만 있으니까, 난민 분들이 한국에서 대체로 보호받을 수 있는 그런 배경들이 없는 거죠.

독일 같은 경우는 교회 자체가 어떤 힘을 발휘하기도 하거든요. 독일 사례 하나 본 것은 출국 되기 전에 교회로 숨어버리면 못 건드리는 제도가 있더라고요(교회망명). 꽤 그 제도가 오랫동안 운영이 되고 있는데 한국에도 그런 것들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저는 아까 말씀하신 보호 외국인이 자정에 거기서 나오는 게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조금만 배려가 있다면 하루만 더 재우고 아침에 내보낼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것들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의 시민모임들이나 교회 등이 있다면 밤에 픽업해서 하루 정도는 숙식을 제공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이 한국에는 전혀 없으니 거기서 난민분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박경주: "현재 정부의 난민 복지는 매우 최소한의, 소극적인 형태로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난민 문제를 복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접근이 안정화되고, 현장 단위에서 다양한 난민 복지의 실천들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의 복지시스템과 복지행정단위들(건강보험, 주거복지사업/임대주택, 주민센터 등)은 난민을 진지한 복지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난민들의 시민적 삶을 위해 크게 두 가지의 일들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기존 이주민 복지 인프라에 난민을 실질적인 참여 대상으로 포함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둘째, 난민대상의 복지서비스의 운영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내용 및 행정절차 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각 행정단위에 이를 전달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과 모니터링을 시행해야 합니다.

물론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한국의 법무부가 출입국관리의 대상으로 난민을 배제하고 관리하는 것을 넘어 복지 대상으로 난민을 인식하고, 보편적인 권리를 보장받게 하는 일까지를 자신들의 업무로 이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긴 인터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난민인권과 난센의 활동에 많은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김연주: "국제적으로 분쟁과 인권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난민의 보호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고, 한국에 와 있는 난민들 역시 매우 불안정한 체류와 제도적 장벽 속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면 난민 보호를 강화하기보다는 난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난민 제도는 한 번 후퇴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에 시민사회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난민법이 국제 인권 기준에 맞게 유지되고 후퇴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난센도 다른 단체들과 함께 힘을 내어 꾸준하게 난민권리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복지동향> 2026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전은경·이성윤 활동가가 인터뷰하고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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