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베원부터 라이즈까지…2023 데뷔 남돌은 어떻게 입지를 쌓았나 [다시 남돌의 시간②]
콘텐츠 축적이 팬덤 형성에 결정적 역할
[데일리안 = 전지원 기자] 여자 아이돌이 대중성과 화제성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던 동안, 남자 아이돌은 팬덤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반을 쌓으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보통 2023년을 기점으로 ‘5세대’ 남돌이 시작됐다고 본다. 이 흐름의 출발점에는 당시 방영된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즈플래닛’이 있다.

제로베이스원 ⓒ웨이크원
‘보이즈플래닛’은 2017년 워너원, 2019년 엑스원 등을 탄생시킨 ‘프로듀스101’ 이후 약 4년 만에 등장한 대형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순위 조작 논란으로 폐지된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후속작으로 평가되며 글로벌 투표 시스템을 기반으로 팬 참여 구조가 강화되면서 방송 자체가 팬덤을 형성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그룹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은 2023년 7월 데뷔 앨범 ‘유스 인 더 셰이드’(YOUTH IN THE SHADE)를 발매하며 빠르게 팬덤 화력을 보여줬다. 이 앨범은 발매 첫날 124만장, 초동 182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역대 데뷔 음반 초동 1위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제로베이스원은 그 후에도 발매하는 앨범마다 100만장을 넘겨 데뷔 앨범부터 6연속 음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같은 해 주요 기획사에서도 새로운 보이그룹이 잇따라 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9월 라이즈(RIIZE)를 데뷔시켰고, 하이브 산하 KOZ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5월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를 선보였다. 이후 엔시티 위시(NCT WISH), 투어스(TWS) 등 신인 보이그룹도 잇따라 등장하며 남돌 시장의 세대 교체가 시작됐다.
이들은 데뷔 당시 대중적 화제성보다는 팬덤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성장했다. 2022~2023년 가요계는 걸그룹 중심 구조가 뚜렷했던 시기다. 뉴진스와 아이브 등 걸그룹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면서 대중적 관심 역시 여돌에게 집중돼 있었다. 이 때문에 같은 시기 데뷔한 남돌들은 음원 히트곡을 통해 대중성을 확보하기보다는 팬덤 기반을 차근차근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보이넥스트도어 ⓒKOZ엔터테인먼트
대표적으로 보이넥스트도어는 데뷔곡 ‘원 앤 온리’(One and only)가 멜론 일간 차트 최고 373위를 기록하는 등 초반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 자체 콘텐츠와 팬 소통으로 인지도를 넓혔다. 연습 과정과 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가 꾸준히 공개되며 팬층이 점차 확대됐고, 이러한 콘텐츠 축적이 팬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는 남돌 음원 강자로 자리잡아 지난해 1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오늘만 I LOVE YOU’와 가장 최근 활동한 ‘할리우드 액션’(Hollywood Action)은 현재도 멜론 탑100 차트에 올라와 있다.
라이즈 역시 유튜브 콘텐츠와 SNS 활동을 중심으로 팬덤을 확보해왔다. 멤버들의 캐릭터와 관계성을 보여주는 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공개하며 팬 유입을 늘려왔다. 과거에는 음원 히트곡이 아이돌 성장의 핵심 지표였다면, 최근에는 팬 플랫폼·자체 콘텐츠·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팬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방식이 그룹 성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기간에 공연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며 국내외 팬덤을 동시에 키워가고 있다. 데뷔한지 1년도 채 안된 2024년 5월 팬콘투어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연 데 이어 해당 투어의 파이널 콘서트에는 체조경기장에 입성해 무대를 대폭 확장했다. 이후 같은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하며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라이즈 ⓒSM엔터테인먼트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2020~2022년 4세대 후반에 데뷔한 남자 아이돌은 코로나 시기와 겹치면서 공연이나 팬 이벤트가 제한돼 팬덤을 확장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반면 최근 등장한 5세대 팀들은 팬콘 투어와 공연,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팬 접점을 빠르게 늘리면서 시장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점이 이전 세대와 다른 부분”이라고 말했다.
2023년 남자 아이돌을 데뷔시킨 또 다른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당시 내부적으로는 여돌 쏠림 현상이 강해 걱정이 많았는데 남돌은 오히려 그 시기에 팬덤을 바닥부터 쌓을 수 있었다”며 “대중 화제성은 약했지만 자체 콘텐츠나 팬 플랫폼을 통해 팬과의 접점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시기 축적된 팬덤과 콘텐츠가 현재 남돌 시장 확대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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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9/0003067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