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몰빵" 한방 노리는 개미들…안전자산 꿈꾸던 주식, '투기판' 됐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출렁인 진짜 이유는 중동 사태도 있지만 그 전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두 달 동안 50%나 급하게 올랐기 때문"이라며 "너무 과열돼 있었고, 피로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1년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지수 영향으로 최근 코스피 투자에 단타 위주의 투기적인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더욱 우려한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코스피 신용공여 잔고는 전쟁 이후 더 늘어나 22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까지 합치면 33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증시 상승 이전의 신용공여 잔고 최고 액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25조원 수준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로 이체했거나 주식 매도 후 그대로 두기 있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3월 이후 오히려 증가해 130조원을 넘겼다. 종가 기준 코스피 최고치를 찍었던 2월27일 예탁금이 118조원 수준이었고, 지난해 7월만해도 60조원대 중반이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장은 지금 주식시장 단위의 레버리지 판이 펼쳐지고 있는 시기"라며 "오늘 폭등하더라도 내일은 또 조정을 받고, 다음날에는 또 급등할 수 있는 역대급 변동성 장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도 계속 주도주를 들고 가면서 수익률 회복 기회를 잡아가는 게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근 코스피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던 반도체 수출 호조와 수출 기업들의 상장사 실적 개선이라는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입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반도체 수출 호조는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어 국내 경상수지의 본질적 흑자 기조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르 사고 우르르 팔고…"단타 성공" 개미들 매일이 불나방
-치솟는 회전율, 개인투자자 거래비중 50% 차지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코스피시장 주식회전율도 높아지고 있다. 주식이 급등락하면서 단기 수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부동산 대신 주식이 국민들의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변동성을 줄이고 장기 투자가 선호되는 투자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들어 9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1조6000억원으로 지난달 기록한 일평균 거래대금 32조2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2% 넘게 하락한 4일에는 62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코스피 회전율도 크게 상승 중이다. 3월 들어 일평균 코스피 회전율은 2.2%로 지난달(1.7%) 대비 높아졌다. 회전율은 일정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주식 손바뀜이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거래량,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회전율이 높아지는 것은 단타가 늘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차익 실현 수요가 높아졌고 이란전 이후 급락으로 패닉셀링 양상도 나타났다.
특히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외부변수에 취약하고 변동성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수출,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 상 지난해 미국 관세 협상이나 이란전과 같은 외부 변수에 주가가 요동친다. 수급 상으로도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변동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은 약 50% 수준으로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주요 증시 20~25% 수준인 것에 비해 높다.
또, 단기 랠리에 주식 투자를 시작한 초보 개미(개인투자자)들이 과열 이후 높아진 변동성에 손실을 입고 이후 장기 박스피에서 버티다 주식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2022년 코로나 랠리 당시 늘어난 동학개미들은 직후 3년간 박스피를 겪었다. 개미들의 증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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