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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윤 어게인’보다 무서운 ‘역사 가해자’ 프레임

무명의 더쿠 | 03-10 | 조회 수 2564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해 ‘전두환 옹호’ 논란을 일으켰다. 5공 당시 경제성장 등을 말하는 분도 있지만 쿠데타와 5·18로 수많은 국민이 희생됐다. 신군부 세력은 가해자였다. 윤 전 대통령은 ‘사과하자’는 참모진 말을 듣지 않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송구”라고 했다.

5·18은 현대사의 가장 큰 상처 중 하나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데도 국민의힘 계열은 선거 때마다 이 상처를 건드려 제 발등을 찍곤 했다. 국민 머릿속엔 곤봉 든 계엄군이 시민을 내리치는 장면이 각인돼 있다. 그 폭력에 분노하던 청년 세대가 지금 민주당의 중추이고 우리 사회 주류가 됐다.

5·18 이후 민주당 계열은 ‘국가 폭력’을 키워드로 삼았다. 신군부뿐 아니라 일제라면 치를 떨던 이승만 대통령도 친일 폭력의 가해자로 몰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 기적의 공(功)보다 독재의 과(過)로 평가한다. 국힘 계열은 현대사의 가해자, 국민과 민주당은 피해자라는 프레임이다.

2002년 여중생 두 명이 주한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고의성이 없는 교통사고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주한 미군 주둔 자체를 문제 삼으며 ‘미국 종속’이라고 비난했다. 한미 동맹을 중시해온 보수 진영을 숨은 가해자인 것처럼 공격했다. 그해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때도 이명박 정부가 ‘국민 안전보다 미국 이익을 우선했다’고 선전했다. 친미적 보수 정부가 가해자라는 것이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때는 진상이 다 드러났는데도 재조사를 끊임없이 요구하며 국민 죽음의 가해자가 보수 정부 자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때마다 국힘 계열은 ‘그게 아니고…’ 식의 땜질 해명으로 민주당 프레임에 말려들었다.

노무현 정부가 만든 진실화해위는 6·25 당시 학살 가해자의 80% 이상이 국군·미군·경찰이라고 했다. 북한군과 좌익의 훨씬 더한 잔혹 행위는 들추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진실화해위는 6·25 학살 피해자 유족에게 ‘가해자 특정이 어려우면 국군·경찰로 써넣으라’고도 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아예 뒤집으려고 한 것이다. 1948년 여순 반란 사건은 14연대의 남로당원들이 제주 남로당 무장 투쟁 진압 거부를 구실로 ‘인민공화국 수립 만세’ 등을 내걸고 군경과 민간인을 대거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반란에 반대한 국군 장병부터 즉결 처형했고 무기고를 털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부당한 명령에 맞선” 행위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을 비판하려고 역사적 사실과 다른 평가를 했는데도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계엄에 대한 국민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12·3 계엄 때 총을 든 군인이 국회에 진입하는 장면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봤다. 44년 전 ‘계엄군 트라우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집단 트라우마는 가해자·피해자의 정치 갈등으로 재생산되는 데다 세대를 넘어 전승되기 때문에 오래가고 치유도 어렵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은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 국민의 ‘집단 트라우마’를 헤집은 것이다. 이는 정치적 논란 차원을 넘어 국민의 ‘도덕적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자폭이다. 계엄 이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사과하고 “윤 어게인 반대” 결의문을 내는 데 15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국힘은 ‘역사 가해자’ 프레임에 스스로 갇혔고 일부는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다. 국민적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정당은 생존이 어렵다. 나치가 대표적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63706?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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