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하청 급식업체까지 “본사 성과급 달라”
2,130 18
2026.03.10 11:10
2,130 18

‘노란봉투법’ 오늘부터 시행
하청노조 교섭 요청 쏟아져

 

지난 4일 오전 6시 50분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서문 인근. 조선소 직원들이 하나둘 작업장으로 향하는 어둑한 출근길에 ‘투쟁가’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노조원 20여 명이 “급식 업체 ‘웰리브’ 직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30분 동안 선전전을 벌인 것이다. 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이곳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원청인 한화오션이 모든 하청업체 직원들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10일부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현장에선 이미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원칙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힌 임금 인상 문제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처럼 생산 공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청소·급식 업체 직원들까지 원청과 동일한 성과급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 같은 요구는 하청 업체가 원청 업체의 성과와 상관없이 동일한 처우 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노란봉투법 시행 후 그동안 분업화·전문화를 통해 국내 산업계를 떠받쳐 온 도급 제도가 무력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청의 책임 범위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성과급·임금에 대한 사용자성이 일부 인정되면 결국 ‘직고용’ 요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제조업처럼 도급 구조로 이뤄진 산업은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조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10일부터 원청 건설사 100곳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업은 원·하청 구조가 가장 일반화된 업종 중 하나다. 이들은 건설 노동자들의 안전과 권리 보장을 위해 원청이 단체교섭에 나서고, 공휴일 유급 수당과 ‘적정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선 “도급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원청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노총 산하 최대 조직인 금속노조에서도 하청 노조가 원청 업체와 교섭할 때 임금 인상 요구를 포함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법 시행에 맞춰 하청 노동자 1만명가량이 공기업과 주요 사립대 등 원청 업체를 대상으로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교섭을 요구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전체 13만7400여 명의 조합원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 원청에 대해선 결의 대회를 여는 등 ‘압박 투쟁’을 이어가면서 오는 7월 15일 총파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청 노조의 요구가 도급 제도 자체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도급 제도는 원청 기업이 일정한 업무나 공정을 외부 업체에 맡기고, 해당 업체가 자체 인력과 비용으로 이를 수행하는 계약 구조다. 한 기업이 모든 공정을 직접 운영하는 건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전문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문제는 이런 계약 구조를 무시하고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기업은 천문학적 규모의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실제 수백 개, 많게는 수천 개 협력사를 지닌 조선·건설·자동차 업종의 경우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부터 원청을 상대로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하청 노조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하청 비율이 60%에 달하는 조선업이다. HD현대중공업 하청 노조는 “원청이 사내하청뿐 아니라 사외 협력업체에도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울산 조선소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보고 다른 하청 노조들도 무조건 성과급을 인상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의 경우 협력 회사가 총 8500곳 정도다.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의 파장이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 분야 등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민주노총 산하 플랜트건설노조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반도체 공장 발주처인 SK하이닉스에도 단체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청 업체인 건설사를 뛰어넘어 발주처인 반도체 업체에 교섭을 요구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시간이 곧 경쟁력인 산업인데, 노사 분쟁으로 공장 건설이 지연된다면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63518

목록 스크랩 (0)
댓글 1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유세린🩵 유세린 이븐래디언스 브라이트닝 부스터 세럼 체험단 50인 모집 389 03.09 48,68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62,43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22,06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54,93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60,29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4,92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9,76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8,05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40,6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0,1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6,96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6649 이슈 버스에 탄 할머니를 구한 경찰관 21:29 0
3016648 이슈 샤넬 2026 신상 가방 10 21:26 923
3016647 기사/뉴스 "조미료 퍼먹는 꼴"…서울대 명의가 폭로한 영양제의 배신 [건강!톡] 2 21:26 369
3016646 이슈 럽럽럽 랩파트까지 다 커버한 아일릿 민주... 21:26 137
3016645 기사/뉴스 [속보] 미 국방장관 "오늘은 이란이 가장 격렬한 공습 맞는 날" 14 21:25 551
3016644 기사/뉴스 ‘유가 급등’에 놀란 트럼프,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 검토···푸틴 전쟁 돈줄 풀리나 4 21:25 123
3016643 이슈 덬들이 한 달 동안 봐줄 유치원생 선택하기 26 21:24 874
3016642 유머 야구 배트 든 상대를 상대하는 방법 알려주는 김동현 21:23 192
3016641 기사/뉴스 마트 과자가 무려 2만5천원?…‘이 과자’ 단종 소식에 웃돈 난리 1 21:23 543
3016640 이슈 [보검매직컬 미방분] 붕어 지옥(?) 알바생 박해준의 추천 메뉴! 동연의 피붕 맛은?!🍕🐟 3 21:23 104
3016639 이슈 [WBC] 일본 슈토 우쿄 쓰리런 4 21:23 467
3016638 유머 끝까지 소신지켜 발언하는거 멋지다 본받을만한 군자의자세다 3 21:22 493
3016637 유머 오늘의 한마디 : "어떤 결혼은 혼자서도 한다" 18 21:21 1,829
3016636 유머 예전에 친구집 놀러갔다가 놀래키고 싶어서 1 21:21 374
3016635 이슈 만도팝(표준중국어 대만,중국팝 음악) 3연타로 내며 중화권 활동 활발히 하고있는 솔라 3 21:20 505
3016634 이슈 살목지 2차 예고편 갠적으로 이어폰 키고 듣기 ㅊㅊ 2 21:20 258
3016633 이슈 정신이 아플 때 출근 안해도 이해해주는 호주인들 7 21:20 754
3016632 이슈 [핑계고] 윤경호가 연기의 벽을 느꼈을때... 8 21:20 1,321
3016631 유머 🐼 하부지 거기 있는거 다 알아오 문 좀 열어보떼오💜 6 21:19 713
3016630 기사/뉴스 장 마감되자 '장기전 불사'…트럼프, 진짜 왜 이러나? 17 21:19 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