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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발이 묶인 한국민의 귀국을 지원하기 위한 전세기 운항에 양국이 합의한 데는 최근 ‘방산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했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구축한 핫라인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외교장관 간 통화에서 UAE 측이 강 실장에게 각별한 사의도 표명했다고 한다.
8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겸 외교장관의 통화에서 압둘라 장관은 강 실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강훈식 실장에게 특별히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강 실장이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에게 전한 위로의 말씀과 방산 협력에 대한 의지가 우리에겐 큰 힘”이란 취지로 말하면서다.
당시 통화는 전세기 임차 문제 논의차 밤 10시30분쯤 급하게 성사됐다. 강 실장은 이에 앞서 오후 9시쯤 칼둔 청장과 직접 통화했는데, 압둘라 장관이 이를 언급한 것이다.
미국의 대이란 공격에 이란이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를 타깃으로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걸프 국가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UAE도 국제공항과 주택가 등 민간 핵심 시설까지 전방위 공격을 받았다.
이에 강 실장은 통화에서 UAE 측에 정부 차원의 위로를 전하는 한편,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국과 에너지 수급에 대한 협조를 각별히 당부해 칼둔 청장의 긍정적인 답을 끌어냈다고 한다. 이후 조 장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압둘라 장관과 실무 협의를 마무리하며 당일 밤늦게 UAE발 전세기 운항을 확정 지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저녁 우리 국민 372명이 에미레이트 항공편으로 1차 귀국한 데 이어, 8일 오후 5시 35분께(한국시각) 아부다비에서 에티하드항공 전세기가 추가로 이륙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UAE 내 대체 항만 물량 400만 배럴과 국내 공동 비축 물량 200만 배럴 등 총 60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확보하는 합의도 이뤄져 강 실장은 이런 소식을 직접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알렸다.

이처럼 외교 장관 간 공식 통화에서 대통령의 국내 정무를 보좌하는 역할인 비서실장을 거론한 것은 흔치 않은 장면으로 볼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강 실장과 칼둔 청장 간 핫라인이 작용해 신속한 공조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24~26일 강 실장은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UAE를 찾아 칼둔 청장과만 세 차례 회동했다. 25일 업무 회의는 당초 예정됐던 두 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동안 이어지며 밀도 있는 협의가 이뤄졌다. 이어 같은 날 저녁 라마단 기간의 저녁 식사 ‘이프타르’를 함께 하며 강 실장은 직접 준비해 간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를 후식으로 내면서 친교를 다졌다고 한다.
그간 일각에선 비서실장이 직접 등판하는 ‘방산 특사 외교’에 대해 적절성 논란도 제기됐다. 그러나 강 실장 귀국 직후 이란 사태가 발생하고, 방산 협력 회동이 핫라인 가동으로 이어지면서 중동발 리스크 관리에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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