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교제폭력 대응·임신 중지 관련 법 개정 등을 국정과제로 약속했지만, 집권 9개월이 넘도록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국회가 공전하면서 여성 안전을 위한 주요 법안들은 논의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광장에서 응원봉을 들고 정권 교체를 외쳤던 2030세대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지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발의한 교제폭력 처벌 관련 법안은 15건에 달한다. 스토킹처벌법 개정안(5건)·가정폭력처벌특례법 개정안(6건)·교제폭력처벌특례법(4건) 등이다.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성평등가족부에 "여성들이 불안해하니 속도를 내보라"고 주문했지만, 각종 개혁 법안에 우선순위가 밀려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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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대체 입법을 마련해야 할 국회가 7년째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대통령 선거 등 주요 선거 때는 여성 표심을 얻기 위해 입법을 약속해 놓고, 선거가 끝나고 나면 종교계 등의 눈치를 보며 책임을 외면하는 행태를 어김없이 되풀이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낙태죄와 관련한 모자보건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정춘생 의원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2030세대 여성들은 '응원 부대'가 아닌 사회개혁 주체로 나섰던 것"이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높고, 개혁 진보 진영이 다수를 차지할 때 결단하지 않으면 영원히 바꾸지 못한다"고 정치권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180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