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D-eye] "왕과 사는 극장이 됐나?"…'왕사남', 1000만 움직인 설득
1,124 5
2026.03.07 11:03
1,124 5

eQhYvi

역사는 가장 잔인한 스포일러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극장으로 향했다. 권력의 기록이 아닌, 그 안에서 흔들리는 한 사람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가 올해 극장가의 사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만이 사라진 시장. 관객은 움직일 이유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항준 감독은 단종을 꺼내 들었다.

 

이번엔 왕좌가 아닌 고립을 응시한다. '이야기의 왕'이 연출하고, '역사의 왕'이 중심에 서며, '연기의 왕'들이 숨을 불어넣었다. 결말을 아는 이야기인데도 긴장감이 돈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긴장감이 극장을 다시 채우고 있다.
uLOeDD
◆ 이야기의 왕
 
장항준 감독은 한 장르로 규정하기 어렵다. 스릴러, 범죄, 코미디, 드라마 등 꾸준히 다른 결의 이야기를 해왔다. 장르는 달랐지만, 중심은 늘 같았다. 이야기였다.
 
영화 '기억의 밤'에서는 심리 스릴러 구조 안에 가족의 서사를 심었고, '리바운드'에서는 스포츠 드라마를 통해 청춘의 성장담을 풀어냈다. 장르를 전면에 세운 듯하지만, 끝내 남는 건 인물의 감정이었다.
 
'왕과 사는 남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대한 역사극의 스케일을 과시하기보다, 단종이라는 인물을 차근차근 따라간다. 화려하게 밀어붙이기보다 호흡을 조절한다.
 
물론, 누군가는 연출의 밀도나 장면의 스케일을 두고 아쉬움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장항준의 강점은 과시가 아닌 균형에 가깝다.
 
유배의 고립을 과도하게 비극화하지 않고, 곳곳에 배치한 위트로 리듬을 환기한다. 무거운 사극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조율한다.
 
혁신 대신 설득을 택한 연출이었다. 그 안정된 호흡이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다. 장항준의 대중성은 가벼움이 아닌, 장르를 바꿔도 관객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감각이다.
 
fpBYWQ
 역사의 왕
 
단종 이야기는 이미 결말을 알고 있다. 역사가 가장 큰 스포일러임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소비되는 이유는 명확했다. '왕사남'은 단종의 비극이 지닌 원초적인 힘을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냈다.
 
기존 단종과 관련된 작품들이 계유정난이나 권력 다툼에 집중해 왔다면, '왕사남'은 그 안에서 흔들리는 개인에 집중했다. 정치사의 일부가 아닌, 한 사람으로 그를 바라본다.
 
유배지에서 왕의 자리를 빼앗긴 채 살아야 했던 소년의 고립, 준비되지 않은 권력을 짊어진 공포, 그리고 끝내 자신의 운명을 직시해야 하는 인간의 선택까지.
 
영화는 단종이 유배지에서 보는 시간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따라간다. 그 안에서 무너지고 버티는 감정을 천천히 응시한다.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긴장감이 생기는 이유다.
 
관객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까'보다 '그가 어떻게 버티는가'를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단종은 역사 속 인물이 아닌, 지금 우리 옆에 있는 하나의 인물로 되살아났다.
 
FfrMyc
 연기의 왕
 
천만 영화의 또 다른 공식은 세대 교차 캐스팅이다. 박지훈이 단종 역을 맡았다. 억눌린 듯하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폭발하는, 무채색 같으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다.
 
박지훈은 단종을 섬세하고 밀도 높은 감정으로 완성했다. 소년처럼 순수하고 맑은 얼굴을 그리다가도, 점차 고립과 공포를 내면화한다. 눈빛의 결이 달라지는 순간마다 인물의 시간이 흐른다.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의 균열을 드러낸다. 단종을 역사의 한 인물에 그치지 않고, 지켜보고 싶은 존재로 확장시켰다.
 
그렇다면 유해진은,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다. 그는 또 다른 주인공 '엄흥도'를 맡았다. 특유의 서민적이고 친근한 연기에 생존을 향한 처절함을 더했다.
 
역사의 기록 속에선 조연에 가깝지만, 영화에선 단종과 감정의 축을 이루는 인물이다. 유해진은 웃음과 눈물로 극을 주무르며 영화의 무게가 무거워지지 않게 균형을 잡았다.
 
박지훈과 유해진은 신선함과 안정감의 조합으로 완벽한 대칭을 만들어냈다. 박지훈이 서사의 감정적 폭을 확장하면, 유해진은 그 감정을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온도로 조절했다.
 
FpxXWL
천만은 단순히 관객 수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세대의 감정을 설득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숫자다. 장항준의 유연함 위에 단종이라는 묵직한 역사를 얹고 박지훈과 유해진이 숨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세 개의 왕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극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433/0000125682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체험단] 톤28 말차세럼 아닌 글로우 크림 앤 세럼 체험 이벤트 (50인)💚 265 03.06 19,16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56,15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04,90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48,84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36,52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4,2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8,56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6,7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35,5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9,05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4,83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3344 이슈 은마아파트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아보는 사진 12:54 13
3013343 이슈 회사생활하면서 느끼는건 윗사람이 얼마나 말을 대충하는지(앞뒤 다 잘라먹고 말하는걸 찰떡같이 알아들어야함) & 아랫사람한테 말할때는 얼마나 상세히 말해야 하는지(프롬프트에서 하나라도 생략하면 이상한게 나옴)임. 커뮤니케이션이 전부임 12:54 59
3013342 이슈 소년 점프 최전성기 시절.jpg 12:54 32
3013341 유머 청소기 방향제를 왜? 9 12:50 840
3013340 정보 여자들이 푸쉬업을 힘들어하는 이유 1 12:49 558
3013339 이슈 SM에서 올해 데뷔하는 연습생중에 슴 최장기 연생이라는 사람 17 12:49 1,258
3013338 이슈 내가 일본인이라면 긁혔을것 같은 트윗 9 12:49 1,008
3013337 이슈 [WBC 대만전] 득점권 위기 탈출하는 류현진 체인지업 4 12:49 581
3013336 유머 절묘하게 팬즈 라이브 방종한 있지(ITZY) 예지 7 12:48 548
3013335 기사/뉴스 年 20% ‘충성론’ 받아 도박·코인하는 김 병장…현역병 대출만 242억 [코주부] 2 12:47 270
3013334 기사/뉴스 中왕이, 중일 관계 악화 책임 日에…"무슨 자격으로 내정 간섭하나" 3 12:46 251
3013333 유머 로맨스 드라마 남주는 비주얼이다vs연기력이다 47 12:45 760
3013332 유머 감귤 140kg 도둑 "먹으려고 서리했다" 20 12:44 2,259
3013331 유머 이번 스톤에이지 신작에 현타가 와버린 디시인 12 12:42 893
3013330 이슈 Jyp 미국 현지화 그룹 GIRLSET "Tweak" Performance Video 12:41 237
3013329 정보 !!!!충격과 공포!!!! 챗지피티 6개월이상 썼다면 님 창의력 영구손상 입었음.twt 34 12:41 2,426
3013328 이슈 박용택한테 미국에서 보자는 이정후.jpg 1 12:40 1,362
3013327 이슈 강아지별로 간 이주승 강아지 코코 105 12:39 8,409
3013326 이슈 'WBC 한일전' 들썩이는 도쿄돔…또다시 등장한 '욱일기 응원' 3 12:39 395
3013325 유머 한국 거주 외국인들 2:2 소개팅 14 12:39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