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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은 ‘좋은 문화’를 위한 결단의 무게를 증명하기 위해 쇼든 뭐든 256억 원을 걸었다. 가장 쉬운 방식으로 그를 헐뜯는 언론들은 대체 무엇을 걸었나

무명의 더쿠 | 10:02 | 조회 수 1858


민희진 256억 포기가 프레임이라고? 그런 말이 진짜 프레임[위근우의 리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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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은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브가 뉴진스를 포함해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포기하면 자신도 하이브로부터 받을 256억 원을 포기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인터넷 은어인 ‘보법이 다르다’는 표현이 떠오르는 승부수였다. 이것이 얼만큼 진심일지, 혹 진심이 아닌 전략적 의도라면 이 말로 현재 뉴진스를 둘러싼 구도를 어떻게 흔들 생각인지는 내 깜냥으로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특유의 기개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본인의 명분 확보를 위한 말이든 아니든 “이토록 갈가리 찢겨진 마음으로는 결코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라는 발언만큼은 백 번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민희진에게 우호적이든 아니든, 그가 말한 ‘좋은 문화’를 위해 과연 어떤 방식의 화해나 슬기로운 해법이나 선결 과제가 필요할지에 대한 유의미한 논의가 이 기회에 나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좋은 문화의 핵심인 아티스트를 위해 자신의 몫을 포기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유튜브 ‘연예뒤통령 이진호’ 채널은 ‘256억 포기쇼’라는 냉소적인 제목의 영상에서 “댓글에 ‘대인배’가 나오는데 산수부터 배우자. (중략) 다니엘 관련 431억, 빌리프랩 20억, 소스뮤직 5억 등 467억이고 467억에서 256억을 빼면 211억이다. 결국 ‘나는 1 포기할 테니 너는 2 포기해’라는 구조다. 이게 무슨 대인배냐”고 비판했다. 그는 “포기라기보다 프레임”이라며 민희진이 짠 프레임을 깨려 했지만, 사실 그야말로 또 다른 왜곡된 프레임을 제공했다. 그의 주장은 하이브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서는 충분할지 몰라도, 민희진이 256억 원을 포기할 이유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는 마치 민희진이 마진 –1인 상황을 0으로 만들며 결과적으로 1을 이득 보는 것 같은 프레임을 구성했지만 그의 말을 돌려주자면 “산수부터 배우자.” 그가 말한 다니엘 관련 431억 중 300억은 다니엘의 위약벌이고 민희진까지 묶인 건 제3자 손해배상 소송 100억이며 민희진이 오직 자신과 관련한 소송을 다 진다고 가정해도 256억을 받으면 최종 마진은 100억이 넘는다. 그러니 단순히 1을 포기하고 2를 얻는 꼼수인양 말할 수 없다.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그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려는 의도라 해도 그는 100억 이상을 포기하는 제안을 던졌으며, 그걸 대인배라 부르든 말든 통 큰 베팅인 건 사실이다.


기사에선 민희진이 1심에서 승소했을 뿐 2심에서 달라질 수 있기에 “실제로 손에 쥐지 않은 돈을 걸고 협상 카드로 내민 셈”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런 식이라면 아예 판결조차 나오지 않은 467억을 온전히 하이브와 어도어의 몫으로 계산하는 셈법이 더 우스운 것 아닐까.


나는 민희진이 거대 자본에 저항하는 혁명가나 순결한 피해자나 아티스트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한 순교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전략적이거나 계산적 모습이 있다고 해서 그가 말한 가치가 몽땅 거짓이 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수 매체가 민희진이 포기하겠다고 말한 금액과 그로 인해 하이브가 포기해야 할 금액의 비대칭을 말하며 누가 이득이고 누가 손해인지 따져보려 했지만, 나는 그러한 대차대조표보다 숫자로 환원될 수 없는 포기라는 행위의 결단성에 대해 주목하고 싶다. 누가 더 이득이고 더 손해이고를 따지는 걸 멈추기 위해선 우선 내가 가진 걸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도 결단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니 관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엄정하기 위해선 그 결단을 통해 따라올 변화의 가능성과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고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희진이 벌인 게 쇼냐 아니냐를 질문하는 것보다는, 쇼라면 그 퍼포먼스가 어떤 가상적 믿음과 환상을 제공하는지, 그것에 좋거나 나쁜 잠재력이 있거나 없는지, 각 주체의 책임을 어떻게 재배치하는지 따져보는 것이 현상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기자는 회의주의자여야 하지만, 의도를 한없이 의심하기만 하는 것은 실천적 차원의 숙제를 회피하는 것에 그칠 뿐이다. 민희진에 대한 악의 섞인 언어와 별개로, 그들의 의심은 딱 책임지지 않을 의심 그 자체의 안온함에 머물고 있다. 어쨌든 민희진은 ‘좋은 문화’를 위한 결단의 무게를 증명하기 위해 쇼든 뭐든 256억 원을 걸었다. 가장 쉬운 방식으로 그를 헐뜯는 언론들은 대체 무엇을 걸었나.


위근우 칼럼니스트

전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43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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