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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11년째 제자리…담뱃값, 이번엔 올리나

무명의 더쿠 | 11:15 | 조회 수 850

https://n.news.naver.com/article/648/0000044918?ntype=RANKING

 

담뱃값, 2015년 인상 이후 11년째 동결
그 사이 다른 생활물가 크게 올라
해외와 비교해도 국내 담뱃값 저렴한 편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숙제 뒤에 또 숙제

지난해 담배 업계의 가장 큰 숙제는 '합성 액상 니코틴'을 이용한 전자담배 규제였습니다. 기존 담배사업법이 담배를 '연초 잎'으로 만든 제품으로 정의하면서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들이 규제를 피해가는 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죠. 법적으로 '담배'가 아니어서 온라인 판매는 물론 학교 앞 등에서 판매되며 청소년들의 담배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세금 문제도 있습니다. 담배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등 다양한 세금이 붙죠. 합성 니코틴에는 이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액상담배라 해도 담배에 포함되는 천연 니코틴 액상담배에는 1㎖당 약 1800원의 세금이 붙지만 합성 니코틴 액상담배에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합성 니코틴에 담배와 같은 세금을 부과하면 연 1조원가량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합니다. 
 

담배사업법(합성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개정 주요 변경 사항/그래픽=비즈워치

담배사업법(합성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개정 주요 변경 사항/그래픽=비즈워치이에 따라 업계와 정부가 합성 니코틴 문제를 공론화, 오는 4월 24일부터 담배사업법이 개정되면 연초뿐만 아니라 니코틴이 들어 있는 제품을 모두 담배로 정의하게 됐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니코틴'을 포함한 제품만을 담배로 정의하기 때문에 아직 유사 니코틴이나 무 니코틴 제품에 대해서는 규제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 발 더 나아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합성 니코틴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서 담배업계가 평안해진 건 아닙니다. 숙제 하나를 끝내면 또다른 숙제가 나타나게 마련이죠. 이번 숙제는 앞선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바로 2015년을 마지막으로 얼어붙은 '담뱃값' 문제입니다. 

11년째 동결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담뱃값이 오른 건 2015년입니다. 이전까지 2500원이었던 담배 한 갑 가격이 2000원 올라 4500원이 됐죠. 그리고 이 가격은 11년이 지난 2026년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담뱃값이 얼어붙은 11년 새 많은 게 변했습니다. 특히 물가가 그렇습니다. 최근 10년간 국내 소비자물가는 20% 이상 올랐습니다. 

담뱃값이 마지막으로 오른 2015년, 서울 시내 짜장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4522원이었습니다. 담배 한 갑과 짜장면 한 그릇이 정확히 같은 가치였던 셈입니다. 지난해 기준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은 6900원으로 52.6%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최저 시급은 5580원에서 1만3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담뱃값 인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담뱃값 인상 추이/그래픽=비즈워치담배가 원래 '저렴한 기호식품'인 걸까요.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OECD 38개국의 평균 담배 가격은 9869원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의 담배 가격은 38개국 중 35위입니다. 선진국 중에는 눈에 띄게 담배가 저렴한 나라라고 할 수 있겠죠.

세계에서 담배가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호주의 경우 한 갑에 4만원이 훌쩍 넘고요. 영국과 아일랜드, 캐나다도 2만원대로 높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우리나라보다 담배가 저렴한 나라는 베트남과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입니다. 

왜 올리려고 하나

최근 들어 담뱃값 인상 논의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포문을 연 '설탕세 도입' 이슈 때문일 겁니다. 이 대통령이 설탕을 사용한 제품에 설탕부담금을 도입해 이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쓰는 아이디어에 대해 의견을 물었는데요. 설탕보다 더 직접적으로 건보 재정에 영향을 주는 담배부터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흡연에 따른 누적 의료비 지출액은 4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4년 한 해에만 흡연 관련 의료비 지출이 4조6000억원인데, 이 중 80% 이상을 건강보험이 부담합니다. 반면 이 해 담뱃세로 걷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3조3000억원 수준입니다. 앞으로 합성 니코틴 담배에 부과할 세금을 더해도 여전히 '적자'인 셈입니다.

담뱃값 인상은 '글로벌 스탠다드'이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담배 가격을 2035년까지 최소 50% 인상하자는 '3 by 35'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는데요. 낮은 담배 가격이 접근성을 높여 흡연자를 늘린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6500~7000원까지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높은 담배 가격이 청소년의 유입을 줄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담뱃값에 따른 흡연 여부는 상대적으로 성인보다는 청소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지막으로 담뱃값이 올랐던 2015년 청소년 흡연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이 쉽게 이뤄지지는 못할 겁니다. 한 번 오를 때 50~100%씩 오르는 특성과 '서민 기호식품'이라는 입지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가 담뱃값을 3000원 올린다는 내용을 담은 '건강증진종합계획'을 내놨다가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무산된 바 있죠.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에도 담뱃값 인상 논의가 이뤄졌다가 '없던 일'이 됐습니다. 

그래도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 대통령이 건보 재정 건전화에 많은 관심이 있는 데다 '해야 하는 일'이라고 판단하면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하는 타입이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2년간 큰 선거가 없다는 점도 '증세 저항'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소입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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