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탬퍼링 의혹’ 사과하라는 연매협, 분노는 왜 ‘한쪽’에만 향하나
“재판 중인 사안에 제3자인 연예계 단체들이 지속적인 영향력 행사” 지적도
[일요신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가 그룹 뉴진스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둘러싼 '탬퍼링'(전속계약 만료 전인 연예인이 다른 소속사와 사전 접촉하는 것) 의혹에 강경 성명을 내면서 형평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업계 단체들이 반복적으로 '한쪽'에만 강도 높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의혹' 단계에서 업계 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민 전 대표와 뉴진스를 몰아붙이고 있는 반면, 그 반대쪽에 서 있는 하이브와 관련한 문제를 지적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1심에서 민 전 대표가 승소하면서 하이브 내부 경영과 관련한 사안들이 재조명됐다. 판결문에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간 유사 콘셉트 문제로 인해 뉴진스와 어도어 측이 입은 손해가 적시됐고, 하이브의 이른바 '음반 밀어내기'(기획사와 음반 유통사가 중간 판매상에게 음반 물량을 일부분을 떠넘겨 구매하게 하는 방식)와 관련한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음반 밀어내기는 K-팝 산업 전반의 공정성과 직결되는 사안인데 이번 1심 판결에서 다시 부상해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하이브 대표이사가 어도어에게 뉴진스 음반 밀어내기를 권유한 것으로 보이고, 2023년 8월 하이브 재팬 경영기획 팀장 또한 '물량 밀어내기' 용어를 사용하는 등 밀어내기를 의심할 만한 단서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초동(앨범 발매 후 첫 7일간의 판매량) 물량을 부풀려 차트 순위를 홍보하는 행위는 공정한 유통 질서를 해치는 행위로써 비판 받아야 한다는 점이 인정된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공정한 음반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 만큼, 반대로 대형 엔터사에서 발생한 업계 교란 우려 행위에 대해서 관련 단체가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제도 개선 요구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전반의 질서 확립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상 특정 인물이나 사안에만 국한되지 않은 일관된 기준에 따라 비판해야 한다는 요구가 뒤따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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