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교체라는 ‘장대한 도박’ 나선 트럼프…하메네이 ‘순교자’ 만들면 장기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권교체’라는 엄청난 도박을 시작했다. 해상과 공중에서 이란 전역에 대한 ‘대규모 전투 작전’을 개시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장기전에 휘말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이나 지난해 이란 핵시설 폭격처럼 ‘치고 빠지는’ 식의 전투가 될 것이라 장담하고 있지만, 거대한 벌집을 들쑤신 이 작전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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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장대한 분노’라고 명명한 이번 작전에 동참한 미국의 동맹국은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이스라엘군과 미군은 이란의 핵시설, 방공시스템, 전·현직 이란 고위 정치인 거주지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앞으로 수일 동안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JS)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사실상 ‘신정체제’인 이슬람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친미 정권을 세우겠다는 뜻으로,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격 때와 차원이 다른 목표다. 미국은 과거에도 중동에서 여러 차례 정권 교체를 시도한 바 있지만 그 결과는 중동뿐 아니라 미국을 전쟁의 늪으로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2003년 미국은 대량살상무기(WMD)를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으나 끝내 WMD를 찾지 못했고, 8년간의 전쟁을 치르느라 엄청난 인적·물적 희생을 치러야 했다. 이후 중동은 극단주의 이슬람단체 ‘이슬람국가’(IS)의 준동으로 더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최대 목표물은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다. 그의 생존 여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언론 일부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란 외교당국은 즉시 “우리가 아는 한 하메네이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만약 하메네이가 미군에 사살될 경우 이는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아라시 레이시네자드 터프츠대 조교수는 지난 24일 포린폴리시 기고 글에서 서구가 ‘순교의 정치’를 간과하고 있다면서 “만약 하메네이가 미국이나 이스라엘과의 공격으로 사망한다면 그의 유산은 저항의 결과로 재해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란 정권의 국민 탄압과 경제 침체 등 그동안의 모든 실패가 ‘순교를 통한 희생’이라는 서사로 탈바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더 강경한 세력에게 저항의 명분을 제공해 장기전으로 이어질 토양을 구축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디애틀랜틱도 “세상을 모든 것이 거래되는 놀이터로 보는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고도로 위험한 지정학적 문제를 ‘아마추어적인 확신’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크고 다양한 미사일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WSJ는 이란이 중거리 탄도미사일 약 20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보유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 2000㎞로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는 없으나, 역내 미군기지와 이스라엘 등을 사정권 안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예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반격에 나서 미군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란 관영 매체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중동 내 미군 기지 14곳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최소 200명이 죽거나 다쳤고, 카타르 (미군) 기지의 레이더도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01015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