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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어게인' 전한길이 '보수' 유튜버인가

무명의 더쿠 | 02-28 | 조회 수 1509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

다수 매체는 전한길씨를 '보수 유튜버'라고 부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반복적으로 옹호하는데도 극우가 아닌 '보수'로 분류한다. 어디까지를 보수라 볼 수 있을지 편집국 내에 합의된 원칙이 없어 기자 개인에 따라 용어가 혼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극우 유튜버에 대한 언론의 '보수' 규정이 사회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극우를 극우라 부르지 못해… "홍길동전 같다"


최근 2개월 기사를 종합한 결과 주요 일간지 중 동아일보·서울신문·조선일보·세계일보는 온라인과 지면 등에서 전씨를 주로 '보수 유튜버'라고 쓰고 있다. '강성보수', '윤어게인' 등의 용어도 쓰고 있지만 '극우' 표현은 찾기 힘들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중앙일보는 전씨를 다룰 때 '보수'와 '극우'를 혼용해서 썼고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극우'를 주로 사용했다.

▲ 지난 13일자 경향신문 6면 기사.

▲ 지난 13일자 경향신문 6면 기사.

▲ 전한길씨를 '보수 유튜버'로 쓰고 있는 KBS. 네이버 갈무리

▲ 전한길씨를 '보수 유튜버'로 쓰고 있는 KBS. 네이버 갈무리


주요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MBC와 JTBC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방송사가 전한길씨를 주로 '보수 유튜버'라고 불렀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재판 선고와 가수 태진아씨의 음악회 출연 취소 논란 등 최근의 전씨 관련 이슈에서도 KBS·SBS·TV조선·채널A 등은 전씨를 대부분 '보수 유튜버'로 지칭했다.

전씨도 각종 공개 석상에서 자신을 '자유보수우파'로 분류한다.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는 통화에서 "지금 이 상황이 '홍길동전' 같다"며 "극우 세력은 필요에 따라 헌정 체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체제에 대한 가치를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과거 보수들이 가장 '극혐'하던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행정부, 입법부 다 없앨 것" 극우 기준 부합해


보수주의는 통상 급격한 변화를 반대하고 기존 체제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정치 이념을 뜻한다. 전씨와는 거리가 먼 개념이다. 전씨는 지난 6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제2의 건국을 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다 없앨 것"이라며 '윤어게인' 체제에서 꾸려질 내각 명단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이 윤 전 대통령에 무기징역을 선고한 직후엔 "정치적인 재판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미디어오늘에 "'내가 미워하는 정당과 사회집단을 없애기 위해 민주주의를 중지시킬 수도 있다'(계엄 옹호), '내가 위험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나 기관을 무력화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서부지법 폭동), '이 사회와 정부가 적(공산당 등)에 의해 점령되어 있다'(부정선거론) 등의 생각들은 전 세계의 극우 연구에서 널리 관찰되는 전형적인 세계관"이라고 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근거가 부족한 부정선거 음모론을 계속 제기하고 선동적인 모습으로 폭력을 부추기며, 자신의 신념을 위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전씨의 모습은 극우의 모습에 부합한다. 신 교수는 "극우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싸잡아서 경멸하거나 증오해선 안 된다. 하지만 타인의 존엄, 공존의 전제를 파괴하는 행위가 우리 사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극우' 부정하는 유튜버 적극 대응에 '위축'


다수 언론이 전씨를 '극우'라고 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전씨를 '극우 유튜버'라 쓰는 언론의 경우에도 극우 기준에 대한 원칙이 편집국 내에 확립된 경우는 드물었다. 기자 개인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는 측면이 컸다. 전씨를 '극우 유튜버'라고 쓰고 있는 일간지 사회부 A기자는 "회사 차원의 기준이 없는 건 아쉬운 일"이라며 "전씨는 학술적 기준의 '극우, 급진우익'의 기준도 만족하는 것이라 생각해 극우 유튜버로 쓰고 있다"라고 했다.


남발되는 소송에 대한 우려도 컸다. 특정 유튜버들이 '극우'라는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을 걸거나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을 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안전한 표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A기자는 "극우 유튜버들이 수단을 가리지 않고 대응하면서 현장 기자들이 '극우' 규정을 꺼리게 된 면이 있다"며 "하지만 정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 '극우' 규정은 필요하고 수용자에게도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조의명 언론노조 MBC본부 보도민실위 간사는 통화에서 전한길씨를 극우로 표현하는 배경을 두고 "해당 인물 또는 단체를 '보수'나 '극우', 어떻게 지칭할 것인지 여러 차례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이들의 행태가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보수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고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A기자는 "각 언론사에서 '극우' 규정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등 가이드라인을 통해 극우와 보수를 구분하는 규정이 생기면 좋겠다"라고 했다.


"정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 '극우' 규정은 필요하다"


전씨를 '극우 유튜버'라고 불러도 법적으로 문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해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고성국·성창경·이영풍씨가 자신을 '극우 유튜버'라고 지칭한 시사IN을 상대로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의 행사 범위 내에 있는 비판적인 의견 표명 정도에 해당한다"라고 했다.

[관련 기사 : 고성국·성창경·이영풍, 극우 유튜버라 불러도 문제없다]

전씨를 '보수'라고 규정할 경우 내란 옹호 세력이 사회에서 통용 가능한 하나의 세력으로 인정될 위험이 있다.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는 통화에서 "그런 사람들을 보수 유튜버라고 지칭해주면 체제 안정성을 흔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필요에 따라 폭력도 용인하는 사람들이다. 소수가 어떻게 하면 권력을 잡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 때문에 힘으로라도 잡아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만권 교수는 "언론이 프레이밍을 정확하게 잡아야 특정 세력의 정체성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며 "같은 논리로 국민의힘 역시 '극우정당'으로 불러도 된다고 생각한다. 정당이 극우화된다는 것의 기준은 대표 인물이고 그 대표 인물(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이 보수 정당의 길을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20일 내란죄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라며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17일 유튜브에서 "전한길을 보수 유튜브 또는 강성 유튜브라고 표기하는 매체는 거부해야 한다"며 "강성은 강하다는 것이니 좋은 뜻이다. 전한길이 강한가. 거짓말쟁이 아닌가. 선동가 아닌가"라며 "선동가를 강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는 사람이 기자라면 직업을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기자와 지식인들이 음모론의 확산인자가 되어 보수층을 좀비화시켰다. 21세기 한국의 가장 큰 비극"이라고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34546?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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