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은 왜 라방을 켰을까... 그가 건드린 K팝의 경계 [이승우의 관통]
무명의 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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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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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이승우 기자] "회사만 아니면 다 얘기했을 거야."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지난 26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서 1시간 28분간 라이브를 진행했다. 짧은 발언이었지만 파장은 컸다.
특히 "회사만 아니면 다 얘기했을 거야"란 발언은 단순한 농담으로 넘기기 어려운 질문을 남겼다. 통제의 흔적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러운 선 긋기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 문장을 '막힌 말'로만 보는 건 충분하 않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정국은 이미 '개인 브랜드 시장'에 서 있다. 그는 솔로 싱글 '세븐(Seven)'으로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스트리밍, 광고, 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성을 입증했다. 그는 팀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독립적 브랜드다.
코앞에 둔 완전체 복귀 역시 단순 프로젝트가 아니다. 하이브의 실적 구조는 BTS 활동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글로벌 투어는 수천억 원 단위 매출로 이어지고, 앨범·플랫폼·IP 사업으로 확장된다. 완전체 일정은 곧 산업 프로젝트다.
이 위치에서의 발언은 팬 소통에 그치지 않는다. 실시간 번역과 재가공을 거쳐 글로벌 콘텐츠가 된다. 말은 곧 신호가 되고, 해석은 기대치로 이어진다. 이 국면에서 중심 멤버인 정국의 발언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 기업 기대치와 맞닿는다.
"(영상)이거 다 돌아다니겠지."
그는 자신의 말이 어디까지 확장되는지 알고 있었다. 선이 어디에 그어져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과거 K팝은 회사 중심 구조였다. 회사가 기획하고, 아티스트는 보호받는 위치였다. 지금은 다르다. 글로벌 브랜드가 된 아티스트는 기업 가치와 상호 의존 관계에 놓인다. 회사가 관리하는 구조에서, 아티스트 역시 기업의 파급을 고려하는 구조로 변했다.
정국의 발언은 토로라기보다 공동 이해관계를 의식한 선택에 가까웠다. 선을 지킨 것은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위치를 알기 때문이었다.
이번 1시간 28분은 사고도 폭로도 아니었다. 한 명의 글로벌 아티스트가 자신의 말이 감정 소비를 넘어 시장 변수로 작동할 수 있음을 스스로 정렬하는 장면이었다.
정국의 새벽 라이브는 K팝이 더 이상 '이야기 산업'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이제 이 산업은 자본, 시장 기대, 기업 가치와 촘촘히 연결돼 있다.
이 발언은 억압의 신호가 아니다. 브랜드가 자율적으로 자신을 통제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다. 정국은 관리받는 위치에 있지 않기에, 스스로 자신의 파급력을 인지했다.
그리고 그 장면은 K팝이 더 이상 감정 산업이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산업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말 한 줄이 시장 변수가 되는 시대가 아니라, 말을 하기 전에 이미 시장을 계산하는 단계.
그러나 이번 라이브가 단순한 산업 장면으로 남지 않는 이유는 다른 한 문장 때문이다.
"저도 사람입니다. 내 할당치에 한계가 있는 사람이고."
이 대목에서 결이 달라진다. 정국은 통제를 모르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잘 아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그는 라이브를 켰다.
그건 충동이 아니라, 통제를 인지한 상태에서의 선택이었다. 브랜드와 시장, 기업 가치와 기대가 얽힌 구조 속에서 그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다.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그 선의 경계에서 사람으로 남겠다고 말한 것이다.
말 한 줄이 시장 변수가 되는 시대. 그러나 그 말의 출발점은 계산이 아니라 사람이다.
정국의 1시간 28분은 산업을 흔든 시간이 아니라 산업 위에 서 있는 한 사람이 자신의 균열을 드러낸 시간이었다.
라이브 도중 정국은 친구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세상에 솔직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나는 늘 아미한테는 솔직하고 싶었는데."
그 질문은 구조를 향한 불만이 아니었다. 자기 자신을 향한 물음에 가까웠다. 솔직하고 싶지만, 솔직함의 범위를 계산해야 하는 자리. 그 경계 위에서 그는 머뭇거렸다.
그리고 그가 남긴 가장 솔직한 문장은 "저도 사람입니다"란 말이었다.
그 지점이 지금 K팝의 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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